[제주 4.3 70주년 화보] 4.3의 오늘을 걷다
[제주 4.3 70주년 화보] 4.3의 오늘을 걷다
  • 울산저널
  • 승인 2018.04.0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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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내부
[기억투쟁] 제주4.3기념관 마지막 전시 순서에 현기영 작가의 메시지가 적혀있다. 
소설가 현기영은 창비를 통해 발표한 소설 <순이 삼촌>을 통해 압제와 억압 속에 침묵하는 진실에 말길을 열었다. 북촌 전 청년유족회장의 전언에 따르면 너븐숭이 기념관 역시 애초에 순이 삼촌 문학관 형태로 개소하려 했으나 자료가 부족해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고 한다. 대신 너븐숭이 일대에 문학비가 세워졌다.

※들어가며: 올해는 4.3 70주년 제주 방문의 해다. 범국가적인 추모행사와 기념사업이 거행된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대통령으로서 제주도민에게 사과했지만 이후 박근혜 정권 때 4.3이 국가추념일로 승격된 것 외에 보수정권 9년여 동안 진상규명 등을 비롯한 나머지 문제 해결은 지지부진했다. 2010년대 이후 영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가 뭍사람들에게 제주4.3을 인지하게 했다면 최근에는 ‘알쓸신잡’이나 효리네민박 등 예능에서도 이를 다루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처음 4.3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4.3 희생자 명예회복과 4.3 진상규명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통령으로서 사과했다. 4.3 유족회장은 4.3특별법 개정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추념식에 참석한 국회에는 유감을, 4.3 문제해결을 국정 100대 과제로 선정하고 4.3 희생자 추가 신고의 길을 연 대통령에게는 감사를 표했다.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현기영 위원장은 "4.3의 영령들이 평화와 남북화해의 길로 가라고 우리를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오늘의 4.3을 따라가 본다. <기자 주>

너븐숭이 애기무덤
[애기무덤] 전 청년유족회장이 너븐숭이 애기무덤을 설명한다. 애기무덤이 4.3 때문에 생긴 건 아니지만 4.3 때문에 애기무덤에 묻히게 된 아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최근 투숙객이 이곳을 다녀간 장면이 효리네민박에 방송되며 북촌 너븐숭이가 성지처럼 됐다고 귀띔했다. 4.3제주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엉켜 살아간다. 그조차도 말하기 조심스러운 내용이 많다.  청년회장으로 유족을 대표해 진실을 파헤치고자 갖은 노력을 했지만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 다음에 꼭 말하겠다, 라는 말을 남기고 끝내 눈을 감은 어르신들이 많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북촌 희생주민
[추념공간] 너븐숭이기념관 내 추념공간. 4.3 당시 북촌지역 학살 희생자 명단이 빼곡하다. 젖먹이였을 애기 이름도 보인다. 

일제 방공호
[일제 방공호] 북촌은 비교적 일제강점기 방공호가 잘 보존돼 있다. 태평양전쟁에서 궁지에 몰린 일본 제국주의는 제주도를 요새화할 요량으로 실제 많은 굴을 팠다.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경고에 주의하며 곳곳에 이슬이 맺혀 떨어지는 굴을 지난다. 박쥐도 이곳에 살고 있다고 한다. 4.3 당시 이곳으로 몸을 피했지만 끝내 살아남지 못한 북촌 주민들이 적지 않다.

사삼기념관
[4.3기념관] 설원이 된 4.3공원을 지나 취재진이 제주4.3평화기념관으로 들어간다. 제주 주민들은 이맘때만 되면 항상 날씨가 좋지 않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추념식 때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쌓이곤 해서 걱정이었다고 했다. 이날도 기념식 행사 준비를 위해 미리 설치한 아치형 기둥에 흰눈이 쌓였다. 전날 내린 폭설에 이어 이날은 진눈깨비가 말썽이었다. 다행히 오늘(2018. 4. 3.)은 날이 맑았다. "제주에 봄이 오고"(문 대통령) 있다. 

부녀회장
[할머니의 기억] 북촌리 노인회장 할머니는 4.3때 직계가족이 기지를 발휘해 정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학교 운동장과 마을 이곳저곳에서의 학살현장을 또렷이 기억하고 증언했다. 아홉 살 때 일이었다. 4.3의 고통은 정치적 탄압과 경제력 어려움으로 대물림된다. 할머니는 지금까지 사느라고 힘들어 못 배우고 모진 세월을 침묵으로 버틴 마을 아낙을 볼 때마다 목이 멘다. 경로당 친구들은 노년에 취미활동을 하고 싶어도 못 읽고 못 써서 좌절하고, 꽃 나들이도 가고 간단한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학살현장에서 당한 매질과 상처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서럽다.

사삼서명운동
[서명 운동] 제주도민들은 이제 4.3문제에 있어서 당시 미군정 시기 지휘 통솔을 책임진 미국의 책임 있는 태도를 바라고 있다. 제주를 레드 아일랜드로 규정하고 제주도 메이데이 등 영상을 조작하는 등 강경진압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관련 서명운동 팻말에 4.3 당시 미군사령관이 한 발언인 “원인에는 흥미 없다. 나의 사명은 진압뿐”이라는 말이 적혀있다.

글,사진=이채훈 기자

*본 화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언론재단 광주지사 <4.3 70주년 연수>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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