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 보기] 관찰과 여유
[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 보기] 관찰과 여유
  •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승인 2018.04.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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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검사 후 결과에 대해 얘기를 하다보면 사람들이 말한다. 심리검사 결과에는 좋은 말들만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왜 그렇게 생각을 할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말들은 많이 듣고 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성향을 검사해보면 충성스러운, 이상적인, 개인적인, 언어적인, 표현적인, 열성적인, 열정적인 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나의 부분들에 대해서 내가 들었던 피드백은 하나만 안다, 복잡하다, 성격이 급하다, 이기적이다, 말이 많다, 시끄럽다 등이었다. 그런 말들을 들으면서 나는 내가 나쁜 성향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의기소침했었다. 하지만 내가 들었던 나의 이러한 특성들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좋은 점도 있었다는 것을 성인이 된 이후에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들에도 나는 내가 주로 들었던 말들에 의지하며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나의 환경이었던 것이다.


초등학생을 상담할 때의 일이다. 그 아이가 숙제를 하지 않아서 엄마에게 야단을 맞은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그 아이에게 엄마한테 야단을 맞아서 어떤 감정이었냐를 물으니 슬펐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당시의 너의 감정이 전체가 100%라면 슬픈 감정이 얼마인지를 물으니 100%라고 말한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엄마가 무엇 때문에 야단친 것 같냐고 물었더니 내가 숙제를 안 해서, 내가 잘못해서 야단을 맞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 엄마가 무엇을 하고 있었고 아빠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물었다. 그랬더니 아빠는 주말인데 회사에 출근을 해서 집에 없었고, 엄마는 혼자서 집안일을 다 하고 자신의 숙제까지 봐줘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엄마가 집안일 때문에 바쁜 상황이었겠구나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했다. 네가 숙제를 안 해서 야단을 맞은 것과 엄마가 바쁜 상황이라 엄마가 힘들어서 야단을 친 것을 전체 100%에서 나눠본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겠느냐라고. 그러니 아이는 내가 숙제를 안 해서 잘못한 것은 55%, 엄마가 힘들었던 것이 45%라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감정을 물었더니 슬프지 않다고 말을 한다.


이렇듯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살펴보게 되면 그 일이 나에게 슬픔이나 괴로움을 주지 않을 때가 많다. 위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자신이 숙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서는 슬픔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의 바쁜 상황과 엄마의 힘들었던 감정이 자신에게 옮겨옴으로써 슬픔을 느끼고 그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살다 보면 누군가로 인해 화가 나거나, 슬퍼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그냥 화를 내거나 슬퍼하기보다 상황을 다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상황이 내가 한 행동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오는 문제들 때문에 생겨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 환경은 일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환경은 때로는 후광효과(주변의 일과 사람들로 인해 내 이미지가 상승되는 것)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체인 내가 여유가 없게 되면 나도 주변도 살펴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해지는데 여유를 가지는 각자의 방법은 모두 다르다. 그러므로 자신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방법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내 마음의 상태도, 나의 상황도, 다른 사람의 마음의 상태도, 상황도 같이 잘 살펴야 한다.


그런데 내면에 나만의 생각과 결정, 판단들에만 빠져있게 되면 주변의 일과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결정해버리게 되고 그것이 자기 자신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관계에서 오해가 생기게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은 다시 나는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다시 자기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힘겨워질 때는 일단 여유를 가지고 나의 상태를 살피자. 내 상태를 살핀 후 나의 주위를 둘러보고 주위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자. 그리고는 누군가에게 나의 상태를 알리고 환경에 대해 의논해보자. 그러면 내가 현재 어떤 상황이며,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가 보일 것이다.


그리하여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지금 있는 그곳이 바로 진리(깨달음)의 세계이니라)처럼 내가 주인이 되어 여유와 관찰을 통해 나의 모습을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면 좋겠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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