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업체 자재 사용 강요 시청 인허가 국장, 비서실장, 업체대표 3명 검찰 송치
특정업체 자재 사용 강요 시청 인허가 국장, 비서실장, 업체대표 3명 검찰 송치
  • 이채훈 기자
  • 승인 2018.05.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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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방경찰청은 아파트 건축 현장 레미콘 납품 과정에서, 건설업체 현장소장을 두 차례 시청으로 불러 특정업체 레미콘을 사용하도록 외압을 행사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골프 등 향응을 제공, 수수한 울산시청 국장 A, 비서실장 B, 레미콘업체 대표 C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뇌물 증·수뢰 혐의로 ‘기소’ 의견 검찰 송치했다.


14일 울산경찰에 따르면 A 담당 국장과 B 비서실장 모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뇌물수수의 혐의가 있으며 ○○레미콘의 C 대표 역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뇌물공여, 뇌물공여의사표시의 혐의가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12일 레미콘 업체 대표 C가 건설현장 소장인 피해자가 레미콘 타설(구조물의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 넣음) 위치를 경쟁업체에게 유리하게 변경하자, 이에 대한 불만으로 레미콘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후 C는 평소 친분이 있는 시청 비서실장 B에게 경쟁 업체를 배제시키고, 자신의 업체 레미콘의 공급 재개와 공급 물량을 더 늘릴 수 있도록 아파트 건설현장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담당 공무원을 동원하여 피해자에게 압력을 넣어줄 것을 청탁했다.


비서실장 B는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건축 인,허가 부서 담당 국장인 A에게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청탁했다는 혐의다. 지난해 4월 14일 이같은 청탁을 받은 A는 피해자를 시청으로 불러 건축승인 담당자, 계장, 과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준공허가 등 불이익을 언급하며 C가 운영하는 레미콘업체 자재 사용을 강요했다.


지난해 5월 8일 이같은 1차 강요에도 레미콘 공급이 재개되지 않자, 비서실장 B의 소개를 받은 C는 시청 A 국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계속적으로 피해자를 압박해 줄 것을 청탁했다. 또 지난해 5월 10일 청탁을 받은 인허가 국장 A는 피해자에 대한 감독권한이 있는 총괄본부장과 함께 피해자를 울산시청으로 재차 불러 C가 운영하는 레미콘업체 자재 사용을 강요했다.
이에 작년 5월 17일 진행중인 아파트 건설 사업에 불이익 받을 것을 두려워 한 피해자가 C와 레미콘 공급 재개 약정을 함으로써 C는 레미콘 공급을 재개했다. 이후 레미콘 업체대표 C는 A와 2회, B와 3회 대가성 있는 골프를 치고 그 비용을 C가 결제하는 방법으로 뇌물을 공여, 수수했다는 것.


한편 지난 1월경 울산시청 비서실장이 특정업체 레미콘 선정에 관여했다는 내용의 첩보에 따라 내사에 착수해 피해사실을 확인한 울산경찰은 피의자들 간 통화 내역 및 압수수색을 통한 휴대전화, 컴퓨터, 관련 문서 등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거쳐, 피의자들과 관련 참고인들 25명에 대한 조사를 통해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 이 사건 레미콘 공급 중단 시점, 피해자 1차 강요시점, 2차 강요시점, 공급 재개 시점 전후 피의자들이 통화, 문자를 주고받으며, 피해자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과 시기, 진행경과 등을 공유하며 순차적으로 공모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피의자들은 ‘지역업체 활성화를 위한 조례’에 근거해 피해자를 불러 지역업체 자재 사용을 권장한 정당한 민원처리였다고 혐의를 부인하지만, 피의자 B는 행위 당시 조례에 대한 사전 검토가 없었고, 권장 업체 자재 사용에 대한 현황 파악, 사실관계 여부 등에 대한 확인절차가 전혀 없었으며 현황 파악, 사실관계 여부 등 확인 절차 없이 피해자를 두 차례 부른 이유에 대해서는 피의자 B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경찰 진술을 회피했다.


경찰은 설령 시 조례에 의하더라도 △지역 자재 사용 권장행위는 여러 현장소장이나 업체들을 상대로 간담회, MOU 체결을 통하는 방식이거나, 허가 부서가 아닌 조례 시행 부서(하도급관리 TF)에서 건설현장을 방문해 권장하는 방식을 취하도록 한 지침을 어긴 점 △그 대상이 특정단지 현장소장에 한정됐다는 점 △피해자를 시청 사무실로 두 차례 불러 특정업체 간의 계약을 변경하도록 요구한 점 △권장 당시 인허가 관련 불이익을 언급했다는 점 △조례에 근거했다 하더라도 현장소장을 시청으로 불러 권유한 행위는 명백히 잘못됐다는 관련 공무원들의 진술이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피의자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공무원의 직무권한 범위를 ‘남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피의자들은 특정업체를 위한 민원이 아니라 울산레미콘 업체 전체를 위한 민원이었다고 주장하나, C가 운영하는 레미콘 업체가 레미콘 공급 중단 등으로 문제가 있자 바로 해당 현장소장만을 두차례 울산시청으로 불러 지역자재 사용을 권장해 C업체가 공급을 재개함으로써 10억 상당의 부당 이익을 획득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한 것은 울산 전체 레미콘업체를 위한 민원이 아니라 특정업체를 위한 청탁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풀이했다.


경찰은 피의자 B는 C레미콘 자재 공급 중단 이틀 뒤 피해자에게 시청에 들어오도록 요청해 시청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피의자들은 이 사건 이후 한 차례 골프를 치고 C가 결제한 것을 바로 현금으로 돌려주었고 추가 골프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수사과정에서 추가 골프 내역(2회)이 확인돼 증,수뢰죄를 추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피의자 C는 3회 골프 내역에 대해 모두 자신이 지불할 의사로 계산을 했고 추가 2회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되돌려 받은 사실이 없다고 시인했다.


울산경찰은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C는 자신이 운영하는 레미콘 업체가 불법건축물 문제로 시정명령을 받은 후, 그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받자 이를 줄일 목적으로 비서실장 B에게 부탁, 구청 건축 담당 국장을 소개 받아 이행강제금을 줄인 사실과 환경관련 민원 해결을 위해 비서실장 B에게 부탁, 구청 환경 담당 국장을 소개 받아 민원 해결을 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 C는 이행강제금이 줄어든 것에 대한 사례로 담당 국장에게 돈봉투를 주려고 한 사실이 확인돼 뇌물공여의사표시죄가 추가됐다. 이처럼 피의자들은 고위공무원으로서 누구보다 청렴하고 공정하게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할 책무가 있음에도 특정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한 경쟁업체 배제 및 건설업체의 건축자재 납품 계약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또 자유 시장경제 활동에 국가권력이 개입해 이해당사자에게 사익을 추구하도록 한 행위는 법과 원칙을 지켜 성실히 근무해 온 공무원과 기존 거래업체들에 대한 불신을 야기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더불어 범행에 대한 대가로 향응을 제공받아 공무원의 청렴성, 국가기능의 공정성과 사회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켰다는 것이 경찰의 지적이다.


울산경찰은 앞으로도 지역사회 발전을 가로막고 지역경제를 저해하는 토착비리·부정부패 척결에 모든 역량을 집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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