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선거종사 공무원 처우 개선 시급하다
[시론] 선거종사 공무원 처우 개선 시급하다
  • 이인호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 사무처장
  • 승인 2018.06.11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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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선거 현수막으로 가득하고, 주요 사거리는 선거운동원들이 각 후보자들의 기호와 이름을 들고 목청껏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모두 일곱 장의 기표를 해야 하는 지방선거. 한쪽에선 후보자들 이름도 외우기 어렵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출마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역의 대표를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지방자치제도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구현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민주주의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생각해 공보를 뒤지고 뉴스를 검색해 내 정치적 요구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낸다.


이전 지방선거와는 달리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었다고 한다. 다행스런 일이다. 누군가의 유불리를 떠나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선거로 선출된 사람들이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도록 감시하고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를 가능토록 하는 선거에 수많은 공무원들의 노고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각 구나 군의 지방자치단체 선거관리위원회야 직원들이 몇 명 되지도 않아 실질적인 투개표 사무는 전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담당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선거를 관리하는 공무원에 대한 처우는 말 그대로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 바로 이전 선거까지만 해도 동원되는 공무원에 대해서 공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무슨 말이냐면 공무원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원해서 하는 일이라는 입장이었고 당연히 투개표 업무 중에 불의의 사고라도 나면 공무가 아니므로 자신들이 책임 질 수 없다는 것이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입장이었다.


오전 5시부터 민주주주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를 위해 업무에 종사하며 쉴 틈도 없이 명부를 대조하고 투표용지를 나줘 주며 한 치라도 오차가 없는 선거를 위해 점심도 대충 때우며 하루 14시간 동안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투표소를 지키는 공무원들. 공무원노조의 강력한 항의로 이번 선거부터 다행히 선거사무를 공무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동원된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는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신을 곤두세우고 하루의 절반이 넘는 14시간 가까운 노동을 하며 그렇게 받는 수당은 모두 합쳐 9만원에 불과하다. 막말로 현행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당을 받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처우는 자기 소관이 아니라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간 책임 떠넘기기로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돈만 밝히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시키면서 당연히 줘야 하는 임금과 처우를 빼 먹는 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공약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공무원의 노동은 아무 때나 동원가능한 값싼 노동력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독재정권 시절이나 전근대적 시기에 공직사회를 바라보던 모습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인식이다.


내 노동이 소중하다면 남의 노동도 소중한 법이며, 어느 노동 하나 고귀하지 않은 것은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민들 스스로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공무원이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이고, 그에 따르는 노동의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하는 것은 노동자인 공무원들에게 당연히 해야 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다.


이인호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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