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여전히 ‘오징어 게임’ 중?

이성애 울산광역시청년센터 사업지원팀 주임 / 기사승인 : 2022-01-17 00: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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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감

지난 2021년도 하반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징어 게임’이 화두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을 담은 웹드라마로, 456명의 참가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456명의 참가자는 모두 현실 속에서 빚에 쫓기는 사람들이며, 게임에 참여하는 이유는 단 하나, 거액의 상금을 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함이다. 승자는 456억의 상금을 모두 거머쥐게 되고, 패자는 사망한다는 것이 이 게임의 규칙이다. 서바이벌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나 ‘구슬치기’ 등 누구나 어릴 적 한 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흔한 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즉, 누구나 알 만한 이 게임을 통해 456명의 목숨이 좌우되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 내내 ‘공평함’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면의 공평함 이면에는 속임수를 쓰거나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미리 게임을 알아내고,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등의 편법이 난무한다. ‘공평함’이 강조된다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차별이 없어야 함에도, 체격이나 성별 등이 같은 팀을 이루는 데 중요한 조건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승리가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의 사람과 같은 팀이 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물론, 갖은 노력으로 기존에 지닌 능력치를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스펙을 탑재하고 있어야 승리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보고 있자면 우리 현실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이 점이 ‘오징어 게임’이 흥행한 이유 중 하나가 되지도 않을까. 현실에서는 수많은 경쟁 속에 자신을 끼워 넣고 있으면서도 승리에 대해 확신할 수 없지만,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최종 1인이 내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연민과 열정, 경쟁심, 집념까지, 주인공들이 지닌 많은 모습은 어쩌면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페르소나와도 닮아있다.


456명의 경쟁자 중 단 한 명만 살아남은 ‘오징어 게임’처럼, 이미 청년들은 각자 삶 속의 서바이벌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른다. 본인이 원하는 바, 이를테면 취업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격증, 인턴, 성적 등 다방면으로 가리지 않고 밤낮없이 노력해야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최종 1인이 될 수 있다. 청년들이 체감하기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목숨 게임과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주변의 모두가 경쟁에 뛰어들지만 나를 포함한 그 누가 떨어질지 모르며, 만일 이 게임에서 지게 된다면 내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어찌 됐든, 결국 청년들에게 도래한 문제들은 미래의 일자리, 주거, 생계와 관련된 만큼 본인들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생존 서바이벌이나 마찬가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정부는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 또 많은 청년 정책들을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의 청년 정책도 혜택을 받지 못했던 청년들의 참여 기회를 높이기 위해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왜 청년들은 여전히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양 불안할까? 한 치 앞을 볼 수 없이 아찔한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음에도, 그리고 분명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손길이 있음에도 왜 그 손길을 체감하지 못하느냐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정보의 바다 시대에 나고 자란 청년들일지라도, 급작스럽게 빠르고 많은 변화가 흐르는 요즘. 청년들도 나에게 해당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 작년에는 분명 신청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던 정책인데, 올해는 지원대상이 확대돼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경우도 많고, 정확한 신청 기한이 언제인지 등 잘 유념하고 있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정보가 많다. 하지만 일일이 ‘잘’. ‘알아서’ 챙기기에는 청년들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바쁘고, 명확하지 않지만 쏟아지는 정보는 너무 많고, 그 많은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2021년도 울산광역시 청년센터의 청년정책연구사업에 참여한 ‘UNI-VERSE’는 ‘지역 연계 커뮤니티 조사?사용자 이용 경로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 팀이다. 온라인 청년 플랫폼의 사용성 개선을 제안해 청년 커뮤니티와 사이트의 사용성을 알아보고, 추후 개발될 청년 플랫폼들의 효용성을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를 통해 청년 대상, 특히 청년 정책을 소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목적 지향성’과 ‘정책 정보 및 이해 부족’을 고려해 개선돼야 한다고 제안한다(자세한 내용은 울산청년센터 홈페이지(youtho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청년들이 정책을 잘 찾아봐야 하는 것도 맞지만, 청년들이 정책을 잘 찾아보기 위해서는 정책을 청년들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의 중요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온라인 청년 플랫폼의 변화와 함께, 청년들도 자신의 정보를 잘 찾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청년들이 살기 좋은 세상은 ‘오징어 게임’처럼 생존이 걸린 게임이 아닌, 정말로 자신이 잘하는 것을 즐기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일 것이다. 청년들의 페어플레이를 위해, 현실판 ‘오징어 게임’에서 벗어나도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기회가 열려있고 다양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지원하는, 그리고 청년들이 그 다양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잘 도와주는 우리나라, 그리고 울산이 되었으면 한다.


이성애 울산청년센터 사업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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