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고충

백성현 글 쓰는 아빠 / 기사승인 : 2022-01-17 0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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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일기

사업을 시작한 후로 1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해마다 매출의 파고는 있었지만 그 동안 사업에 투자한 채무는 조금씩 변제해서 지금은 마무리됐다. 사업의 모양도 큰 변화 없이 여러 해를 견뎌냈다. 초기부터 쌓아온 신뢰 때문에 내 일과 조그만 가게를 여전히 기억해주는 이들이 많다. 널리 홍보하지 않았지만 가는 곳마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여느 단골집처럼 가게를 찾아주는 감사한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보람된다.


그런데 지금까진 맑고 흐린 날이 예측 가능한 것이었지만, 올해 들어 좀처럼 예측이 안 된다. 알 수 없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난 후 두 해를 넘기는 동안 내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호소와 목소리가 높다. 남 일일 수 없다. 기나긴 기간 동안 코로나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단계에 맞춰 엄격한 규제와 제한을 뒀다.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하면 그만일 터이지만, 내게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일터에서의 일상이 못마땅하다. 이로 인해 내 가게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예사롭지 않다.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다. 작년 기준으로 평년에 비해 반토막이 나고 가게를 찾는 이들도 크게 줄었다. 수많은 자영업자의 고충 역시 다르지 않다. 존폐의 기로 앞에 선 자영업자들의 항변을 정부는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장기화된 코로나 정국에서 정부의 시책을 성실히 따르고 있는 업자들의 생각과 노력을 알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코로나에 대한 대응이 올해는 가닥이 잡히겠거니 기대는 해보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 더불어 전 세계의 양상을 동시에 놓고 본다면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우리만 잘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어려움은 코로나로 끝이 아니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나로서는 주변에 생겨난 크고 작은 카페들을 견제하며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간 가게를 지키느라 주변을 둘러볼 일이 별로 없었다. 얼마 전 장도 볼 겸 시장과 주변 동네 곳곳을 돌았다. 두어 달 사이에 우리랑 비슷한 카페가 많이 생겼다. 심지어 아기자기하고 예쁘기까지 하다. 음료 가격, 인테리어, 고객체험 등 각각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우리도 나름 부담 없는 가격이 경쟁력이라 자부했는데, 가까운 곳에 더 낮은 가격과 다양한 음료 가짓수를 자랑하는 프렌차이즈 카페가 생겨버렸다. 그곳에 줄 선 행렬을 보면 마음 편할 리 없다. 지난 매출과 최근 것을 비교해 보니 차이가 분명히 나타났다. 나로선 위기다.


카페는 비교적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인지라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는 도전이 어렵진 않다. 다만 경쟁이 심한 업종이다 보니 투자를 아끼기는 쉽지 않다. 차별점, 점포입지, 프렌차이즈 등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쉽게 폐업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커피 맛과 향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이제 더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주객이 전도돼 메인보다 사이드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프로야구를 시청하면 늘 듣던 얘기가 있다. ‘위기는 기회다.’ 과연 내게도 그럴까. 좀처럼 꺼지지 않는 코로나의 기세와 매서운 경쟁 점포들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쌓아놓은 담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정치권은 우리의 슬픈 현실을 듣는 건지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구상하곤 있지만 어쨌든 단기적인 면피용이 될 뿐이다. 이대로 계속됐다간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분명해졌다. 내게 또 다른 변화의 목소리를 요구하고 있다. 무엇을 해보려니 겁은 나지만 또 다시 선택과 집중을 이뤄내야 할 때라 생각한다. 마침 머릿속에 새로운 구상이 떠올랐다. 잘 될지 안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올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아 불필요한 사고와 행동을 걷어내고 새롭게 도약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자영업자 여러분들도 희망을 갖기를 희망해본다.


백성현 글 쓰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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