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문화기행(1)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2-01-19 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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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강화도에 이규보 선생의 묘소가 있다. 양지바른 자리에 편안히 앉았다. 근처에서 유씨라는 분을 만나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 자리가 자기네 땅인데 자기 고조부께서 비석을 발견하고 이곳이 이규보 선생의 묘터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고양과 창녕 등지에 사는 후손들이 명절에 제사를 지내러 온다고 한다. 고려 왕조가 강화도로 천도할 때 같이 와서 지내다가 여기서 돌아가신 모양이다.


이규보는 무신란이 일어나 구체제를 무너뜨리자 아무 제약 없이 자기 노력으로 진출해 큰 평가를 받았다. 무신란이 중세전기를 파괴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규보는 중세후기를 건설하는 새 방향을 제시했다. 이규보는 이기철학(理氣哲學)이 중국에서 수용되기 전에 사상 전환의 지표를 독자적으로 마련했다. 장차 김시습, 서경덕, 임성주가 수행하는 과업에 미리 들어서서, 기일원론이 중국에서보다 한국에서 더욱 뚜렷한 흐름을 이루게 하는 연원을 마련했다.


고려에서 북송의 문인 소동파를 숭상하고 모방하는 풍조가 성행해 과거 급제자가 발표되면, “올해도 30명의 동파가 나왔다”고 하는 형편이었다. 당연히 여기는 추세를 이규보는 강경하게 반대했다. 규범과의 일치가 아닌 현실과의 호응이 문학의 가치라고 하며 새로운 길을 찾았다. 동아시아에서 북송의 소동파와 함께 중세전기가 끝나고, 고려의 이규보가 중세후기를 활짝 열었다.(<한국문학통사2>, 조동일, 27~50쪽 참고)

-상략-
越癸丑四月(월계축사월)에 : 지난 계축년(1193, 명종 23) 4월에(越넘을월,지난월)
得舊三國史(득구삼국사)하여 : <구삼국사(舊三國史)>를 얻어
見東明王本紀(견동명왕본기)하니 : 동명왕본기(東明王本紀)를 보니
其神異之迹(기신이지적)이 : 그 신이(神異)한 사적이
踰世之所說者(유세지소설자)라 : 세상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더했다.(踰넘을유,심할유)
然亦初不能信之(연역초불능신지)하고 : 그러나 또한 처음에는 믿지 못하고
意以爲鬼幻(의이위귀환)한데 : 귀(鬼)나 환(幻)으로만 생각하였는데,
及三復耽味(급삼부탐미)에 : 세 번 반복하여 읽어서(復다시부)
漸涉其源(점섭기원)하니 : 점점 그 근원에 들어가니,
非幻也乃聖也(비환야내성야)며 : 환(幻)이 아니고 성(聖)이며,
非鬼也乃神也(비귀야내신야)라 : 귀(鬼)가 아니고 신(神)이었다.
況國史直筆之書(황국사직필지서)이니 : 하물며 국사(國史)는 사실 그대로 쓴 글이니
豈妄傳之哉(기망전지재)아 : 어찌 허탄한 것을 전하였으랴.
金公富軾重撰國史(김공부식중찬국사)에 : 김부식(金公富軾) 공이 국사를 중찬(重撰)할 때에
頗略其事(파략기사)하니 : 자못 그 일을 생략하였으니,
意者公以爲國史矯世之書(의자공이위국사교세지서)이니 : 공은 국사는 세상을 바로잡는 글이니
不可以大異之事爲示於後世而略之耶(불가이대이지사위시어후세이략지야)아 : 크게 이상한 일은 후세에 보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생략한 것이 아닌가?
-하략-


-<東國李相國全集卷第三>,古律詩동명왕편(東明王篇)병서(幷序)-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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