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소이야기를 한바탕 놀이마당으로 펼쳐낸 농이예술단

박현미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19-11-01 07: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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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울산 마을공동체 탐방기

농소2동의 옛 지명은 찬새미마을이라고 하는데 찬샘은 신작로에 있어서 예전 과거를 보러 오는 사람은 먼 길을 걸어오다가 이 물을 마시며 쉬어가곤 했다. 허나 이 물이 유독 차가워 더운 몸에 갑자기 찬물을 먹으면 배탈이 날 수도 있으니 이 물을 마시지 말라는 옛이야기가 전해온다.

 

▲ 지난 7월 5일 농이예술단이 태화루 누각 마당에서 금요문화마당 공연을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현재는 평균연령이 70대로 150가구 본토박이 주민이 새로 온 이주민들과 어울려서 산다. 이분들의 삶 속에 간직된 옛 정서를 되살려 시대가 변하고 삶의 양식이 도시화로 변했지만, 공동체를 이뤄 살아보자고 뜻을 모았다. 


‘향리수호회’라고 마을의 정서를 보존하자는 뜻으로 1970년대 후반 80여 명이 모여서 조직을 만들고 현재는 115명이 그 뜻을 이어받았다. 류경열 대표는 이 향리수호회 회장을 7~8년째 맡고 있다.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공연예술을 소재로 삼아 직접 시나리오를 꾸미고 공연을 하면 더욱 재미도 있고 서로 간의 끈끈한 정도 생길 테니 좋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2002년부터 동호회로 시작한 농이예술단이 2012년부터는 이주해온 새로운 사람과 원래 살았던 원주민이 화합해서 농소2동문화예술단 즉 농이예술단으로 정식 발족됐다.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온 어르신들이 장구채를 잡고 실제로 공연 연습을 해보니 잠재됐던 끼가 흥과 신명으로 되살아났다. 무엇보다 본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예술로 표현함으로써 친근했고 젊은이들에게 그러한 소질을 보여줄 때는 자신의 긍지가 올라감을 느꼈다.


나다리먹기라는 풍습은 역사가 200년이 넘었다. 어원인 낯(얼굴)에서 보듯이 인사를 댕길 때 먹으면서 인사를 하면 더 친해지는 인지상정을 이용해서 김매기가 끝나면 지주가 소작농과 일꾼들을 불러놓고 화목하게 지내라고 농사왕도 뽑고 서로 신명 나게 놀라는 풍습에서 소재를 얻어 나다리먹기라는 공연을 했다. 당산제, 농신제 등 모든 행사에서는 주위 신들에게 먼저 음식을 올리고 한바탕 놀았다.


1960년대 이후 공장이 들어서며 울산은 공업도시로 바뀌었다. 도농복합마을로 변하면서 공동체가 차츰 무너졌다. 원주민은 새로 온 이주민과 함께하기에는 어색하고 서로가 서로를 멀리했다. 하지만 농이예술단이 만들어지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어르신들이 예전에 경험했던 농사일이나 농사와 관련된 일들을 소재로 공연으로 풀어내면서 젊은이들은 그들의 지혜를 배우고 어르신들은 우장(짚으로 만든 비옷)이나 농사에 관련된 물품을 소품으로 직접 만들어 보였다. 


최근엔 태화루에서 농소 이야기를 과거, 현재, 미래의 꿈으로 풀어 공연을 올렸다. 옛적에 농소는 학이 날아와 노닐 정도로 풍광이 수려했다. 이는 선녀무, 학춤, 풍년마당으로 꾸몄고, 현재는 산업화과정을 겪으며 돈 중심으로 바뀌면서 마을의 아기자기한 옛정서는 사라지고 있음을 불매춤과 밸리댄스로 꾸몄다. 미래에는 두드리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살기 좋은 마을로 거듭나리라는 염원을 담아 아라리요춤과 민요마당으로 판을 펼쳤다.


세대와 살아온 환경이 다른 이들이 소통과 화합으로 뭉쳐서 공연하니 다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공연을 배웠더라면 더 잘할 텐데하며 의욕을 낸다. 하지만 이들은 누가 뭐래도 전문 공연인이다. 공연 연습을 가고 싶어서 밤에는 일찍 자고 누가 억지로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가 재미를 붙여서 매일매일을 흥과 신명으로 어우러지고 있으니 말이다.


박현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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