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장비대, 임금 받을 일이 너무 막막하다”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5-23 08: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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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건설장비 노동자들 울산시청 앞 농성 10일 넘어
▲ 농성장을 10일 이상 지키고 있는 건설장비 노동자들은 대형 건설사들의 공사비 후려치기, 저가 하도급 강요가 체불 장비대 사태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21일, 10일 넘게 10여 명의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 노동자들이 울산시청 앞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농성을 시작하면서 “H건설, S종건의 체불에 대해 발주청과 원청이 책임져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대부분 건설장비를 가진 개인사업자로 다양한 발주처에서 나온 건설공사를 하고도 장비대금과 임금을 받지 못했다. 체불 기간은 1년 이상부터 2~3개월까지 다양했지만 가장 큰 두려움은 체불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일이었다. 체불 장비대는 수백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5월 7일부터 H건설, S종합건설(H건설과 같은 계열사)이 법정관리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천여 명에 가까운 건설노동자와 자재납품 영세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되자 이들은 시청 앞에 농성장을 꾸렸다. 건설장비 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인 특수고용직노동자로 분류돼 노동3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농성노동자들이 집계한 표에 따르면 체불된 건설현장은 회야정수장 같은 공공기관을 비롯해 핵발전소 현장과 민간아파트 현장, 도로건설현장 등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들 현장의 체불임금만 일 년 전부터 100여 명에 10억 원 이상이 파악됐고 H건설이 제출한 채무 내역에는 상거래 140억 원, 은행대출 40억 원, 국세미납분액 3억6000만 원, 미확정(장래) 구상채권 270억여 원 등 471억 원에 이른다.


농성노동자들은 “현장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한수원, SK에너지, 현대자동차, 대한유화, 신한중공업, 포스코건설, 금강건설 등 재벌 대기업과 발주처들이 일반공사에 비교해 20% 내외의 공사비 후려치기와 건설불경기를 악용한 저가하도급을 강요한 것이 원인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공사를 딴 H건설의 경우 공사 절반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수억 원 적자를 봤다는 소리가 나왔고, 부실한 건설회사 운영, 건설업체 간 출혈경쟁과 발주청, 원도급공사 공사비 후려치기가 죄 없는 노동자들과 영세업체를 고통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발주청과 원도급사의 건설기계임대료 지급 관리를 철저히 할 것과 월 마감 후 최소 15~30일 이내 건설기계임대료와 노임 등 체불액을 즉각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또 힘있는 발주청과 원청이 건설노동자들의 임대료나 임금채권을 양도받아 법원 결정에 따라 대위변제 청구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청 앞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공사현장에 대한 건설기계차량 보이콧, 레미콘 납품 중단, 2000대 건설기계 차량 집결 시위 등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아울러 울산시도 체불에 책임이 있다면서 대기업과 발주청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농성 중인 한 체불 노동자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고수익을 올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우리는 건설현장의 일용노동자 지시를 받는 가장 저열한 위치에 있으며 고가 장비를 수리, 관리하는 비용을 제하면 순수 임금노동자보다 못할 경우가 더 많다”면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취재 중에도 S중공업(ENC)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져 농성노동자들의 한숨 소리는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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