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자 변호사 비용부담의 원칙

박현철 변호사 / 기사승인 : 2021-10-25 00: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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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지난 3월, 소장을 받고 찾아온 의뢰인 A씨가 기억난다. 갑작스러운 소제기에, 수백만 원을 넘는 변호사 선임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분이었다. 상대방의 전혀 타당하지 않은 소제기에 굳이 변호사비용을 들여 응소해야 하는지 너무 억울해했다. 이때 나오는 개념이 ‘패소자 변호사 비용부담의 원칙’이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송의 준비와 진행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판결문에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기재된 것이 그런 의미다.


소송비용의 기준은 민사소송의 경우 ‘소송가액’에 의해 판단된다. 의뢰인 사건의 경우 X토지의 시가는 약 7억 원이었으나, 실무상, 개별공시지가 등에 의해 사건이 판단되기에 실질적으로 소송가액은 약 4억 원이고, 단순 계산 시 패소자가 부담해야 하는 소송비용(주로 변호사비용)은 약 1000만 원가량 된다. 즉, A씨가 해당 사건에 승소한다면 이 돈을 전부 B에게 청구해 받을 수 있는 것이고, 패소한다면 오히려 해당 비용을 B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통상 ‘소송비용액확정신청’이라는 절차를 통해 진행하고, 약 30일에서 길게는 60일 내외로 결정된다. 결국 위 사건의 경우, 7억 원가량의 부당한 이득을 취하기 위해 무리한 남소를 했던 B씨의 경우, 약 1000만 원의 소송비용을 A씨에게 오히려 변제하게 됐다. 


당시, 이 소송비용액확정신청에 관해 피신청인 측 변호사가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피신청인 측이 탐문을 한 바에 따르면 신청인이 지출한 변호사 보수는 위 금원에 못 미치므로 적의조치를 바랍니다.”라고 적어낸 것이 재미있는 사건이었다. 소송의 난이도나 긴급성 그리고 소가에 따른 변호사보수를 적절하게 결정하고 그 과정을 매우 투명하게 진행하는데, 어느 탐정을 통해서 탐문을 들은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가 부당한 소송을 당했다 할지라도 적절한 대응과 최선의 결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 패소자 소송비용부담의 원칙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무리한 소송의 진행은 패소 이후 소송비용의 부담이라는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박현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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