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군무 ‘포핸즈’ 피아노 음악

류준하 음악애호가 / 기사승인 : 2019-09-18 08: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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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 반하다

피아니스트 네 명이 모여 2019년에 결성한 ‘퀸즈 플러스Queens plus’의 데뷔 연주회를 다녀왔다.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 피아노 앙상블은 이보다 일주일 전 경주 외동에 있는 하우스콘서트의 명가 ‘음악이 있는 집’에서 리허설 무대를 선보였는데 이 자리에 우연히 초청받아 연주도 듣고 다양한 음악적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하우스콘서트에서 연주자와 관객의 정겨운 대화


‘퀸즈 플러스’는 세대차에 따른 멤버들 간의 가치관과 의견 대립을 최소화하자는 의도에서 비슷한 연령대의 연주자들로 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팀 이름에 ‘플러스’를 붙인 이유에 대해 앞으로 전개될 연주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될 다양한 창조적 변수들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믹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과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프로그램으로 널리 알려진 생-상의 교향시 <죽음의 무도>, 그리고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와 뿔랑의 <포핸즈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라벨의 <라 발스> 등인데, 한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포핸즈를 위해 새롭게 편곡된 작품들이다. 


드물게나마 포핸즈 피아노 공연이 열린다고 하지만 음악애호가들에는 비교적 낯선 연주회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들었지만 막상 옆에서 직접 연주를 들어보니 원곡을 들을 때와 전혀 다른 음악적 느낌도 전해졌고 피아노라고 하는 악기의 표현력이 얼마나 광범위한 것인지도 새삼 깨닫게 됐다. 


건반 위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네 손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음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신체적인 접촉이 발생하는 포핸즈 연주는 그래서 연인이나 부부에게 더 자연스럽고 적합한 음악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견해와 함께 포핸즈 음악을 함께 하다 보면 연주자들의 개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는 연주자들만의 경험담도 흥미로웠다. 

 

▲ 건반 위의 아름다운 군무


한때는 ‘연탄곡’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거의 ‘포핸즈 Four Hands’라는 용어로 자리매김한 이 악곡에서 페달은 주로 왼쪽에 앉는 세컨드 주자가 밟는 것도 연주자들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유익한 상식들이다.


네 명으로 구성된 피아노 앙상블이지만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한 대의 피아노에 멤버 전원이 앉아 연주하는 음악은 없었고, 곡에 따라 두 명씩 교대로 바꾸어가며 연주를 했다. 리허설 시간 중에는 잠시 연주를 쉬는 나머지 두 명의 멤버가 다음에 자신이 연주할 음악의 악보를 보며 현란한 손가락 움직임으로 악보나 의자의 팔걸이를 두드리며 연습하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수용 인원이 고작 15석인 하우스콘서트 장소와 소공연장이라 해도 몇백 명은 들어갈 수 있는 대형 공연장 두 곳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같은 프로그램을 들었다. 연주의 집중도나 분위기는 장소에 따른 확연한 차이가 느껴졌고 어느 곳이 더 나은 지에 대해서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었다. 청중과 너무 가까이에 위치하다 보니 낯선 부담감도 있었지만 실제 연주를 해보니 ‘음악이 있는 집’의 음향이 정말 좋았다는 연주자의 의견은 귀담아들어 둘 만한 것이었다. 

 

▲ 아담한 소공연장


수도권의 경우는 연주자의 층이 두텁고 음악애호가들도 다양하기 때문에 하우스 콘서트가 열리는 곳이 흔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일정 수준의 연주자나 음악의 이해도가 높은 고정 관객의 확보가 쉽지 않은 과제일 것 같은데, ‘음악이 있는 집’은 벌써 수년 동안 거의 일주일에 한 번꼴로 굵직한 연주회가 열리고 있으니 한 회, 한 회 콘서트를 준비하는 주인장의 숨은 노력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간다.


류준하 음악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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