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타기의 곡예사 ‘산양(영양)’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기사승인 : 2019-05-15 08: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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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야생동물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울산저널 독자와 울산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동물학자 한상훈 박사입니다. 여러분과 울산저널 지면을 통해 격주 ‘울산의 야생동물 이야기’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늘날 울산광역시는 대한민국 최대의 산업도시로 유명하지만, 드넓은 동해(바다)와 백두산(백두고원)에서 시작되는 한반도의 거대한 산줄기 백두대간이 동해를 따라 남으로 연이어진 낙동정맥의 해발 1000미터 이상의 신불산, 가지산, 고헌산, 운문산의 큰 산줄기 그리고 도심을 동서로 가로질러 산과 바다 생태계를 연결하는 태화강 물줄기는 울산시의 자연생태환경의 근원적 토대가 대단히 건강하고 매우 우수한 사실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울산을 상징하는 대표적 자연 및 문화유산인 귀신고래 회유해면, 반구대암각화의 동물 형상, 태화강의 수달과 겨울 철새 떼까마귀 군무를 보면 절로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 곁에서 사라진 야생동물들도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반구대암각화에 등장하는 선사시대의 야생동물들과 동해의 고래류 및 해양조류 그리고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학(두루미)을 중심으로 울산의 야생동물에 대해 한 종씩 알아보는 자연 탐사 여행에 끝까지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 산양 암컷 어미와 새끼(2015. 5. 11. 강원도 화천)

 

▲산양 수컷(2016. 1. 20 강원도 양구)

 

산양은 고려시대에는 ‘반양(盤羊)’, 조선시대에서 광복 이전까지는‘영양(羚羊)’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광복 이후 영양에서 산양으로 이름을 바꾸어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이유는 분명치 않다. 산양(山羊)은 가축인 염소를 예부터 일컫는 한자 이름으로 고유의 옛 이름을 되찾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청양(靑羊)으로 부르고 있다.(영명: Long-tailed Goral, 학명: Nemorhaedus caudatus)


포유강 우제목 소과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소과에 속하는 야생 포유동물로는 유일한 종이다. 산양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와 러시아 연해주 및 중국 동북부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특산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과 대만 등에서도 산양과 생김새와 생태가 똑같은 계통의 야생동물이 존재하지만, 종을 달리 구분하고 있다.


산양은 예부터 민간의 모피와 고기로 이용해 왔다. 뿔(羚羊角)을 약재와 교역상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인위적 포획이 이뤄지고, 겨울철 폭설로 인한 먹이 부족으로 영양실조와 탈진 때문에 수백 마리에서 수천 마리의 대규모 집단 죽음이 발생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멸종 위험에 놓여있다.


조선 지리지에 의하면 과거 한반도 남부에서는 충남 금산?전북 진안-경북 문경-충북 영동지역에서 포획해 뿔을 지역특산물로 상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지금은 충남과 전북지역에서는 사라졌고, 남한에서는 강원도 민통선과 디엠지(DMZ) 일대 및 강원내륙 산지, 경북 북부(울진군, 영양군, 청송군, 문경시), 충청 북부(괴산군, 보은군) 및 경기 북부내륙 산간지역에서 생존하고 있다.


산양에 대한 분포 조사에 따르면 1980년대 말 강원도 고성군의 디엠지 내에서 수십 마리의 야생 산양 집단 서식지가 발견된 뒤 2000년대 초에는 남한 전국 생존 개체 수는 약 600~800마리로 추정했다. 현재는 2~3천 마리 수준으로 개체 수와 서식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서울시 도심의 용마산에서 산양 2마리가 발견돼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디엠지 내의 산양은 겨울철 폭설이 내리면 많은 수가 눈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산양은 염소의 야생 원종으로 ‘살아있는 화석동물’로도 유명하다. 학술적으로도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국제적 희귀동물로 남북한이 모두 국가적 보호야생동물(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산양 서식에 관한 문헌 기록 자료는 아직 발견된 적이 없고, 반구대에 산양 동물 형상이 암각화로 새겨져 남아있다. 1980년대 울산 남부 인접 양산시 천년 사찰 통도사 배후 영축산 일대에서 산양을 봤다는 부산에 사는 수렵인의 목격담이 있다. 울산시의 야생동물조사가 매우 미흡해 산양을 비롯한 야생동물의 서식 실태에 대한 상세한 현장과 기록조사가 필요하다.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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