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버티기

김민우 취업준비생 / 기사승인 : 2019-04-03 09:09:10
  • -
  • +
  • 인쇄
청년 공감

오전 7시 30분, 맞춰 둔 알람 소리에 깬다. 알람을 끄고 다시 잘지 10초 정도 망설이다가 일어난다. 아침을 먹고 씻으면 8시 30분이다. 한 시간 정도 영어 공부를 한다. 영어 공부가 끝나면 독서실로 간다. 10시 언저리에 도착해서 오후 1시까지 공부한다. 1시부터 2시 30분까지는 점심시간이다. 집에서 밥을 챙겨 먹고 독서실로 돌아간다. 다시 독서실이다. 저녁 먹기 전까지 공부한다. 저녁은 점심을 가볍게 먹었거나 공부가 잘 안 되면 일찍 먹는다. 아니면 늦게까지 먹지 않는다. 저녁 먹은 뒤에는 운동을 한다. 운동이 끝나면 한 시간 정도 책을 읽는다.

 
요즘 일과다. 매일 집 아니면 독서실이다. 이번 달 버스비는 4000원이 나왔다. 가족과 한 대화와 전화로 한 대화를 제외하면, 가장 최근에 대화한 사람이 길 가다 억지로 잡힌 ‘도를 아십니까’다. 이런 지루한 삶을 반복하면 우울하다. 또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하는지 확신이 없으니 불안하고 초조하다. 인생의 암흑기다. 그래서 딱히 생각나는 글감도 없다. 또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내 또래 대부분이 이런 시기에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의 암흑기 극복법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나에겐 대략 세 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다. 먼저 명확한 목표를 만든다. 공부는 추상적이다. 볼 수도 들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다. 그래서 내가 어느 만큼 성취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때문에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서 이 공부를 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금방 지쳐서 동력을 잃는다. 목표를 명확하게 하면 기약 없고 지루한 작업을 계속하는 데 힘이 된다.


두 번째는 일상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고정적으로 만들어 놓는 거다. 별 건 아니지만 확실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보상으로 일상에 고정시킨다. 예를 들면 아침에는 꼭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는 좋아하는 음식을 채워 놓는다. 그리고 자기 전에는 유튜브를 보거나 드라마를 본다. 어떤 책에서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따라해 본 건데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 거 같은 기분이다.


마지막 방법은 운동이다.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무슨 운동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을 하는 게 장기적으로 공부에 더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엔도르핀도 나오고 기억력 증진에 도움 되는 이리신이라는 호르몬도 나온다고 한다. 굳이 이런 이유를 말하지 않더라도 운동이 좋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운동을 한 지는 3년 정도 됐는데 확실히 몸이 가벼운 거 같고 머리도 맑아진 기분이다.

 
청년 실업률이 꾸준히 10% 내외를 맴돌고 있다. 확장실업률은 20%가 넘는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 문제다. 딱히 누군가의 잘못 때문에 생긴 일은 아니다. 그냥 상황이 그렇다. 다 쓰고 보니 크게 특별한 건 없다. 극복법이라고 하기보다 버티기에 가깝다. 그래도 내 탓도 네 탓도 아닌, 길고 기약 없는 시간을 그냥 버티기는 힘들다. 버티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


김민우 취업준비생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민우 취업준비생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