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리 동네에서 논다! 방어동 공동육아모임 ‘하자맘’

박현미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19-10-18 09: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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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울산 마을공동체 탐방기

예전에는 공동육아라는 개념이 없었고 원래 마을에서 내놓고 키웠다. 동네잔치도 곧잘 있어서 떡도 튀김도 얻어먹으며 뛰어놀았다. 요즈음은 젊은 엄마의 고민이 감기로 병원에 가야 해도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함께 가야 하는 거다. 혼자서 육아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친정이나 시댁이 없으면 아이를 마음 놓고 맡겨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하자맘’의 최세나 대표는 행사를 준비하고 잔치를 함께 하면서 남는 게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리라. 사람과 사람이 이어져서 네트워크가 되면 ‘내 아이를 함께 이곳에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어린이집은 마치는 시간이 비슷해요. 3시나 3시 반. 놀이터는 처음에는 휑했어요. 근데 대표님이 아이들 수업이 마치면 매일 놀이터에서 살다시피 했고 거기 맨날 사람이 있으니깐 잠깐 앉아서 얘기 나누고 놀다 가게 됐어요. 애들은 애들끼리 노니깐 하자맘 조합원들의 사랑방이 되기도 하고요. 집에 가면 엄마들이 밥 먹이고 애들한테 티브이나 유튜브 틀어주거나 같이 책보며 놀아주는데도 힘이 들고 한계가 있어요. 저희는 이제 공동육아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을 짜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이런 놀이터에서 우리가 함께 모여서 얘기 나누고 놀면 되는 거였다고 생각해요.”


텃밭에서 가꾼 호박과 가지가 너무 많이 남아서 동네에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고 예전 아파트가 그냥 잠만 자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이웃도 생기고 기대고 싶고 애정이 가는 생활공간인 우리 동네가 되었다고 박인경 하자맘 총무는 말한다.


5월의 단오제, 8월의 귀뚜라미 음악회, 9월에 우리 동네 마을잔치 등 행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님과 지역아동센터장님이 예전부터 같이 영화제를 해오고 있었어요. 영화 상영을 하면 주민들이 와서 보고 갔어요. 그러다 공동육아모임 ’하자맘‘이 생긴 후로는 이분들과 같이 판을 만드니깐 뭐든지 해보자는 마음이에요. 행사를 준비할 때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네트워크예요.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부녀회, 경로당, 관리소, 지역주민 외에 한 동네가 아니더라도 재능있는 지역주민을 함께 하자고 끌어들이면서 LH 방어 휴먼시아 입주민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라 마을잔치로 판을 벌이고 싶었어요. 저희는 참여할 수 있게 판을 열어 놓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어요.”


이날 마을잔치에 만국기가 펄럭였다. 자세히 보면 200여 개의 손으로 그린 그림이다. 올여름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대형 걸개 그리기를 했다. 마당에서 대형 걸개를 펼쳐놓고 애들과 주민이 나와서 발바닥, 손바닥으로 그림을 그리고 어르신들도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을 물놀이 기구에 담가서 치자 염색으로 색을 입혔다. 하나하나 같이 자를 때는 관리소 직원도 동네 젊은이도 어린이도 엄마도 모두 도왔다. 200여 개의 각각의 그림이 만국기로 변해서 푸른 하늘에 펄럭거렸다.

 

▲ 9월 26일 동구 방어동 휴먼시아 광장에서 '하자맘'이 주최한 우리동네 마을잔치로 동네가 잔치 중이다. ⓒ박현미 시민기자


비가 온 뒤에 행사장을 물로 씻어내며 청소를 했던 21살의 청년, 단오제 때 국궁 체험을 제대로 하게 해 준 국궁 심판관님, 온 세미로 숲 배움터에서 지원 온 선생님, 이제는 이 아파트에서 북구로 이사한 부부도 잔칫날에는 와서 사진을 찍어주고 손을 보탰다. 한번 이 동네에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서 도와달라고 하니 모두 선선히 손을 보탰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네트워크화된 힘을 실감했어요. 최근에 공동주택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LH 공모에 저희가 동네 잔치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신청해보려고 해요. 벌써부터 1등 상인 300만 원을 받으면 뭐하지? 하며 고민 중이에요.”


박현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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