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혼은 왜 하는가

김민찬 변호사 / 기사승인 : 2019-07-03 09: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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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지난 주 세기의 모 커플이 조정이혼하게 되었다는 소식 때문인지 주변에서 많은 문의를 해왔다. 조정이혼은 무엇인지, 조정이혼하려면 어느 법원에 가야 하는지, 조정이혼도 협의이혼처럼 당사자가 반드시 법원에 같이 가서 신청해야하는지, 유명인들은 왜 협의이혼이 아닌 조정이혼을 선호하는지 등등. 


현행법상 법률상 부부가 이혼을 하려면 크게 두 가지 방식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협의이혼과 재판상 이혼. 협의이혼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접한 것처럼 당사자가 부부의 등록기준지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함께 직접 가서 신청해야 한다. 이때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및 기본증명서 등을 첨부하면 된다. 


법원은 자녀가 없을 경우 통상 협의이혼 신청일로부터 한 달 후, 자녀가 있을 경우 석 달 후 협의이혼의사 확인기일을 각 두 차례 지정한다. 이를 숙려기간이라고도 한다. 숙려기간은 폭력 등 급박한 사유가 있을 때 단축할 수 있다. 자녀가 있을 경우 법원에서 부모교육을 받아야 하고, 통상 자녀의 양육과 친권자결정에 관한 협의서를 작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작성한 양육비 부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이와 별도로 당사자 사이에 위자료와 재산분할 약정도 하나, 공정증서가 아니거나 비금전채권의 경우 강력한 증거는 될 수 있되 강제집행을 위해서는 별도의 소송을 요한다. 


협의이혼의사 확인기일에는 부부가 모두 출석해 법관 앞에서 이혼의사를 확인한다. 그러면 법원은 부부에게 협의이혼의사 확인서를 발급한다. 부부 일방은 단독으로 위 확인서를 지참해 관할 구청에 가서 협의이혼신고를 할 수 있고, 위 절차가 종결돼야 법적으로 이혼이 인정된다. 법원으로부터 확인서를 발급받았더라도 구청에 3개월 내 이혼신고를 하지 않거나, 부부일방이 구청에 협의이혼의사 철회서를 제출하면, 협의이혼은 되지 않고 그간의 모든 절차는 무효가 된다. 부부일방이 협의이혼의사 확인기일에 2회 불출석한 경우도 절차가 폐지된다. 물론 재신청도 가능하나 이럴 경우 소송으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조정이혼은 무엇인가? 가사소송법은 이혼사건에서 조정전치주의를 취하므로, 이혼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원칙상 중간에 조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법관 앞에서 임의조정이 성립하면 이 역시도 확정판결과 같은 효과가 있다. 이혼신고 없이도 과태료부과 대상이 될 뿐 법적으로는 조정성립 시 이혼효과가 즉시 발생한다. 합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법관이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또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리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쌍방이 2주간 내 이의신청하지 않을 경우 역시 확정판결과 같은 효과를 낸다. 


가사소송법상 부부일방은 재판에 앞서 이혼조정신청을 먼저 할 수도 있는데, 협의이혼과 달리 당사자가 법원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도 변호사를 선임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당사자 간의 합의가 성립돼 있다면 협의이혼보다 더 빨리 종결될 수도 있다. 이혼조정신청에 상대방이 불응하거나 이의를 제기해 조정이 결렬될 경우, 자동으로 이혼소송절차로 변경해 진행된다. 추측건대 아마도 유명인들이 협의이혼보다 조정이혼을 선호하는 이유는 법원에 직접 출석하지 않을 수 있고, 잘하면 협의이혼보다 더 빨리 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법률혼의 무게는 그리 가볍지 않다. 자녀들이 있다면 또 어떤가. 대한민국 헌법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한다(제36조). 부부관계는 민법상 단순히 동거, 부양, 협조 및 정조의무를 상호 부담하는 것을 넘어서 가족공동체의 토대이자 사회의 뿌리가 된다. 우리 법체계가 기본적으로 재판상 이혼에 유책주의를 취하고, 협의이혼 시 숙려기간을 둔 취지는 그만큼 법률혼을 보호하고, 보다 신중을 기하자는 뜻일 테다. 


조정이혼이 활성화되면 협의이혼 시 숙려기간을 둔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 반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행복 역시 존중돼야 할 것이다. 사견으로 자녀가 없을 경우 재판상 이혼 시 유책주의를 완화하고 조정이혼을 활성화하되, 자녀가 있는 경우 현행을 유지하되 최소한 부모교육과 숙려기간을 모두 거친 후에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감이 어떨까한다. 현재 일선의 가정법원에서도 조정사건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민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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