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타당성 평가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윤석 / 기사승인 : 2019-07-10 09: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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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논단

신불산군립공원과 대왕암공원에 동시 케이블카 건설 계획이 발표됐다. 울산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케이블카 추진은 없다”고 했으나 민자 유치라고 하면서 깜작 발표했다. 울주군수는 신불산 케이블카는 2개 노선이 더 있다고 인터뷰했다. 지금껏 추진되다 백지화됐던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비밀’ 속에 건설하기 위해 형식적 절차에 따라 형식적으로 진행하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타당성 조사연구와 시민 의견을 구하고 공감대 만드는 일이 첫 일이면서 끝 마무리라는 사실을 알고 추진했으면 한다.
지금껏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4차례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 추진 계획들은 첫 단추부터 엉뚱하게 끼우고 옷을 입고 외출하려다 집을 나서지도 못하는 꼴이 됐다. 과거 잘못을 거울삼아 이제는 행정과 예산 낭비와 주민갈등을 조작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추진됐던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정상 서북릉 구간의 경우 타당성 조사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 바람이 강한 능선 위를 넘어가는데 2선 방식을 도입해 경제성을 분석했다. 사실 2006년 공룡능선으로 올리는 노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때 이미 신불산은 바람이 강해 3선 방식으로 추진됐다. 3선 방식으로 하면 2선 방식보다 사업비가 200억 원 이상 더 들어가게 돼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타당성 용역 이후 3선 방식으로 추진 계획을 스스로 바꿨다. 탑승 예상 인원도 부풀리기는 마찬가지였다. 타당성 보고서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은 이후 추가 보고서 내용과 다르다는 데서 입증됐다. 또 이 노선은 낙동정맥을 횡단하는 ‘생태축 우선의 원칙’이라는 법 조항을 살펴보지 않아 결국 위법적 노선이 되어 버렸다. 결국 노선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다시 옮긴 노선도 마찬가지였다. 타당성 분석에부터 행정이 행정지침을 지키지 않아 결국 노선이 좌초되고 말았다. 복합웰컴센터에서 간월재 동축방향 1.85km 노선은 ‘낙동정맥 핵심지역과 완충지역을 벗어나야 한다’는 백두대간 및 정맥에 관한 가이드라인 위배가 명백함에도 이를 무시했다. 행정 스스로 만든 지침 자체를 무시해버린 결과였다. 그리고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은 한 포기가 있더라도 10포기, 100포기가 있는 것과 같은 중요도를 가지게 돼 있다. 구름병아리난초가 다섯 포기 있다고 해 이를 무시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멈추지 않고 밀어붙였다. 이식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환경부가 공원관리계획 변경에 대해 ‘부동의’했다. 국가적 보호종에 대해 너무 가볍게 여긴 탓이다. 평가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아 빚어진 일로 네 번째 노선이 백지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사업 전에 하게 되는 환경성, 경제성, 안정성 등에 대한 타당성 용역 조사가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라 사업 추진을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만들어졌다. 지금껏 타당성 보고서는 공개 불가 보고서들이 많았다. 주민설명도 찬성하는 주민 위주로 1회성 설명회를 하고는 향후 절차를 막 추진해 버렸다. 주민들은 사업 추진을 위한 병풍에 불과했다. 때로는 병풍이 넘어지게 되면 제사상을 엎는 경우도 생기게 돼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되거나 백지화되는 경우가 나온다. 


20여 년 가까이 신불산 케이블카 추진을 위해 낭비된 행정력 소모와 예산 낭비는 얼마이며 주민 간 갈등을 부추기고 그로 인해 빚어진 사회적 갈등에 대한 보상은 또 얼마를 책정해야 하는가? 케이블카에 매달리는 시간에 다른 관광활성화 자원을 발굴하고 추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 따라서 새롭게 발표된 울주군립공원 내 케이블카 노선이 신불산인지 간월재 공룡능성인지, 바위를 깨고 상부 정류장을 설치해야 하는지, 경관 및 조망권이 좋아 경제성은 있는 것이지. 계곡 돌풍에 견딜 만큼 단단하게 안전장치가 되는지 등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제안을 받아들이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이룬 후에 차후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앞선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길이다. 


대왕암공원 내 짚라인과 대왕암에서 일산해수욕장을 건너가는 케이블카를 놓겠다고 한다. 부산 해상케이블카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 비교해 봐야 한다. 대왕암공원을 비롯한 동구 전체 관광산업과 연계성 등을 철저하게 밝혀내는 타당성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시민과 시민단체도 납득이 가는 제3의 용역기관에 의뢰하는 일도 고려해 볼 일이다. 


처음 논의할 때부터 시민, 시민단체가 참여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면 사업 추진이 늦춰질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다고 본다. 시민과 시민단체와 함께 타당성을 이야기하다보면 서로 공범자적 공감대가 마련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우게 되면 마지막 단추까지는 쉽게 갈 수 있다. 그런데 첫 단추가 잘못되었음에도 알고 계속 단추를 채우다 보면 결국 다 풀고 다시 끼워야 하기 때문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고 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관광활성화를 통해 지역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천천히 발 맞춰서 걸어갔으면 한다. 하지만 그 더딤이 빨리 갈 수 있는 첩경(捷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했으면 한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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