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교회와 사랑제일교회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 기사승인 : 2020-09-09 09: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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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천주교 신자가 됐다. 그러나 스티브 호킹의 ‘천국과 지옥은 죽음 후의 미래가 불안한 인간들의 상상일 뿐’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난 기독교가 천국을 보장하기에 믿는 건 아니다. 그 분은 늘 인류를 구원하는 역사의 구심점에 서 계시다고 생각하기에 믿고 있다.


독일통일이 있게 된 결정적 계기도 교회였다. 동독 라이프치히에 있는 니콜라이 교회에서는 1969년 빌리브란트의 동방정책 후 동서독 분열 치유를 위해 월요 기도회가 열렸고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근 20년간 계속됐다. 그곳엔 예수님의 역사가 있었다. 니콜라이 교회 목사님들은 프란체스코 성인처럼 청빈한 삶을 살며 기도했고 그 응답이 동서독 화합이었다.


그러나 2020년 8월 15일, 광화문 광복절 기념 대집회. 서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그 추종자들의 기도모임이 있었다. 응답은, 즉각적인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안타깝게도 그곳에선 예수님의 역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니콜라이 교회와 비교되는 사랑제일교회. 결정적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바로 남북분단이다. 분단은 정치 사회 문화 인간 심리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쳐 우린 극단적 사고를 하면서도 비정상이라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물론 독일도 분단은 겪었다. 그러나 일제의 36년간 식민지 통치와 미국의 신탁통치라는 상처는 없었다. 한반도 분단의 결과는 독일과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처참하다.


‘사랑제일교회에 이북이 코로나균을 테러했다.’ ‘하나님은 우리 편이니 믿기만 하면 코로나도 비껴간다.‘ ‘5.18 항쟁은 이북의 소행이다.’ 미신적 집단주술에 가깝도록 교인들을 세뇌시키고 있었다. 김일성 사후에 보인 이북주민들의 이해하기 힘든 통곡문화와, 광화문 집단주술의 공통점은 바로 ‘분단’이다. 분단이 없었다면 이북의 우상숭배가 저처럼 심하진 않았을 것이고 남쪽의 교회가 저토록 심하게 우경화되진 않았을 터다.


이 분단의 비극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없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는 생각의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그런 말을 입 밖에 발설하면 국가보안법에 걸린다. 정치가가 정적을 죽이는 데 국가보안법에 걸어 사형을 언도하는 것만큼 쉬운 게 없었다.4.3 사태나 보도연맹처럼 무차별 떼로 죽이는 만행을 버젓이 자행해도 이상하기는커녕 국가의 안녕을 위해 당연히 공산주의자들은 몰살시켜야한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팽배해있는 비정상상적인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2020년 8월 15일 광화문 모임은 그 연장선에 있을 뿐 돌출상황이 아니다. 


현재 분단은 고착해 가고 골은 깊어만 간다. 그 손해와 아픔은 모두 후손들이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분단의 해결은 어렵게만 보인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처럼 한민족이나 끝까지 두 나라로 갈라설 수도 있다. 그러나 오천년 역사의 끈끈함이 우리에겐 있다.


9월 들어 ‘마이삭’ ‘하이선’ 두 개의 초강력 태풍이 상륙했다. 코로나의 전 세계 강타와 초강력 태풍은 다른 현상이지만 원인은 하나다. 바로 기후위기다. 태풍은 갈수록 점점 세어질 것이고 바이러스 공격도 갈수록 전입가경일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미 기후재앙이 됐고, 그레타 툰베리라는 소녀가 아무리 울부짖어도 어리석은 우린 안락한 소비에 물들어 기후온난화 저지에 소극적이다. 


절대 과거 일상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제 비대면 사회, 온라인 사회에서 분단을 어찌 극복할까를 고민할 때가 됐다고 본다. 패라다임 전환이 시급해 보인다. 금강산관광 재개? 과거처럼 여러 명이 함께 모이는 것 자체가 새로운 재앙의 시작이다. 시작은 해야 하나 방법은 달라져야한다. 개성공단 재가동? 이 역시 이북의 싼 임금을 이용한 인구집약형 산업은 코로나 후 지속불가능해 보인다.


꿈같은 얘기지만 남북 간 정보통신망을 갖추자고 제안한다. 서로 왕래는 못하더라도 SNS로 소통부터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후손들이 제4차 산업혁명에서 남북연합으로 세계를 리드할 가능성이 무척 높아지지 않을까? 이북 주민들도 많은 수가 스마트폰은 갖고 있는 듯하지만 통제받는 사회가 문제다. 우린 이것부터 민주화해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그들도 세계정세와 제4차 산업혁명의 시급함을 알 권리가 있다. 


바야흐로 온오프라인이 하나 된 사회, 유비쿼터스 사회, 비대면 온라인 시대에 알맞은 관광사업을 생각해본다. 금강산과 한라산을 AR이나 홀로그램으로 남북한 아이들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마이삭과 하이선 두 개의 연속적 태풍으로 한라산 백록담에 물이 꽉 채워져 마치 백두산 천지를 보는 듯 장관이다. 백두산 천지는 지금쯤 또 얼마나 장엄할까. 이걸 서로 공유하면 남북이 한민족임을 감성적으로 느끼게 되고 남북 간의 미움도 차차 줄어들 것이다.


남북 친척들도 온라인으로 비대면 면회를 하고 의료계 예술계 등 각 분야의 남북한 모임도 우선 온라인으로 시작하자는 것이다. 우리도 독일의 니콜라이교회처럼 이런 걸 기도제목으로 해 월요모임을 만들어 보자. 예수님의 역사가 지금 한반도에서 이루어지도록.


새로운 기회 4차 산업혁명에선 우리 남북이 합쳐 산업혁명의 선두주자가 되는 길을 꼭 찾아야 한다. 2020년 8월 15일 광화문 집회의 광기를 전광훈 목사의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 남북분단이 광기의 씨앗이기에 남북분단의 봉합이 그만큼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남북 합작 산업투사 양성이 이뤄지고 남북의 아이들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에서 선두주자가 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남북 관계가 되는 게 아닐런지 혼자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우수한 인재가 세종대왕 같이 음운학을 공부해 가며 한글을 만들고 노예 신분이지만 장영실을 우대하는 마음을 갖도록 만들고, 뾰족뾰족한 거북선을 만들어야 일본의 우수한 전투력이 우리 배에 접근을 못한다는 이순신 같은 과학적 사고로 무장하도록 남북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그날이 꼭 오도록 노력하고 싶다. 알리바바의 마윈을 우상으로 삼는 남북한 젊은이들이 넘쳐나도록 나 혼자라도 예수님께 기도해야겠다.


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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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자 울산병원 내과의사, 유니힐 통일토론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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