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읍성 성벽돌이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듯 ‘헌양사람들’

박현미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19-07-19 09: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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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울산 마을공동체 탐방기
▲ 왼쪽에 서 있는 안정애 간사, 가운데 앉아 있는 이만영 대표, 그 옆에 모자를 쓴 지창석 회원, 동향원에서 온 참가자들과 오른쪽에 서 있는 김지현 간사. ⓒ박현미 시민기자

 

 

언양읍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쓰고 ‘헌양사람들’이라 읽는다. 헌양(?陽)은 언양의 옛 이름이다. 언양읍성은 한때 울주의 중심지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물물교환하는 장소로 오일마다 큰 시장을 이루었다. 고려 공양왕 때 처음 언양읍성을 만들었으나 임진왜란을 겪으며 불에 타고 이후 보수해 현재의 모습으로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읍성을 만들 때 돌을 실어와 흙을 만지고 돌과 돌을 붙이며 읍성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이웃 주민과 소통하면서 문화와 옛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은 사람들은 성벽 돌과 돌이 서로 맞물려 오래도록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듯 그렇게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고자 하나둘 모였다. 김선동, 이만영 공동대표와 핵심회원 8명, 행사 때마다 자발적으로 손을 보태는 5명으로 구성된 ‘헌양사람들’은 그래서 한 명 한 명이 더없이 소중하고 끈끈하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반려식물 나눔소통’을 위해 김지현 간사와 안정애 강사, 지창석 회원, 그리고 마을주민과 두동면 동향원에서 온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모임을 함께 했다. 햇볕을 거의 쬐어 주지 않아도 쑥쑥 자라며 먼지를 먹고 주변 공기를 정화해 준다는 아이비 하트를 심었다. 환경순환을 생각해 근처 커피숍에서 폐기처분할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잔뜩 모아오고 자갈과 흙도 미리 준비했다.


다들 파릇파릇한 식물을 옮겨심고 어설픈 손놀림이지만 흙과 식물을 만지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동심으로 돌아가 서로서로 웃으며 장난을 친다. 안정애 강사의 귀에 쏙쏙 박히는 설명을 들으며 반려식물을 만들고 만든 식물 중 한 개는 자신이 가져가고 남는 것은 모두 근처 경로당에 나눠 주기로 했다.


언양읍과 삼남면은 최근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네 곳이나 된다. 우성스마트시티, 양우내안에, 동문굿모닝힐, 금아드림팰리스다. 보통 아파트에서 광고하려면 돈을 내고 하는데 ‘헌양사람들’이 하려는 사업은 공익사업이라 이 네 곳에서 출입구마다 광고지를 붙여 홍보에 도움을 줬다. 


자원 재활용을 위해 장롱이나 집안에 굴러다니는 쓰지 않는 물건들을 기부받아서 매주 넷째 토요일에는 영화루 주변과 옛 언양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나바다운동을 했다. 그때 마련된 기금은 경로당에 기부하고 근처 텃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직접 들고나와 서로 나누고 판매하는데 근처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니 판매가 더욱 신났다. 


이만영 대표는 문화예술공연을 위해 애써주는 ‘라이프앤뮤직’ 팀과 이정우 카센터 사장에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다. 이정우 사장은 행사 날이면 자신의 수익을 포기하고 매번 1톤 트럭으로 한 차 분량인 무대장비를 옮겼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손들이 힘을 보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언양읍성 열린 장터가 만들어진다.


올 9월 7, 8일 알프스 산악영화제에 ‘헌양사람들’은 언양읍성 열린 장터로 참여한다. 울주군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해 쓰지 않는 물건을 기부하고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아나바다운동에 그동안 순수하게 힘을 쏟았던 ‘헌양사람들’의 노고가 공적으로 인정받은 듯해 뿌듯했다.
단절된 성벽을 연결하듯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언양읍의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갈 헌양사람들의 자부심과 가치도 함께 쑥쑥 커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현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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