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과 함께합니다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 기사승인 : 2019-11-06 09: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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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배우자 출산휴가 유급 10일로 확대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화제다. 여러 논란과 화두를 던지면서 ‘전 세대가 공감했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소설을 각색하면서 밋밋해졌다’는 평도 있다. 마침 소설이 출간되던 그즈음, 한국사회는 페미니즘과 젠더, 메갈리아, 워마드 논쟁이 한창이었다. 나는 스물아홉부터 혼자 두 아이를 키워 낸 어머니의 삶을 지켜봤다. 이러한 논쟁을 떠나서 한 사람이, 여자라는 성별을 가지고, 한국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지난하고 고단한지를 체감했다. 굳이 나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82년생 김지영 곁에는 내 어머니가 서 있고, 내 어머니 곁에는 내가 서 있다. 그렇게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서 있음을 고백한다.


우리 사회 역시 82년생 김지영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나눠 지기 위한 분위기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자녀들의 출산과 양육을 이유로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육아휴직자 수는 전체 7만1925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이 1만4988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현 정부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서 지난 10월부터 ‘배우자 출산휴가’를 유급 10일로 늘렸다. 업무상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거나 불가피하게 동료들에게 부탁할 수 없는 상황일 때는 1회에 한해서 분할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출산 직후에 5일간 휴가를 사용하고, 나머지 5일은 90일 안에 사용하면 된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2008년 6월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에는 배우자가 출산을 이유로 휴가를 청구하면 3일간 휴가를 부여했다. 그러던 것이 2012년에 법이 개정되면서 5일 범위에서 3일 이상 휴가를 부여하고 최초 3일은 유급으로 지급했다. 그리고 2019년 10월부터 유급휴가를 10일로 늘린 것이다. 배우자 출산휴가는 재직하면서 임금을 받은 기간이 180일 이상이어야 하고, 출산한 날부터 90일 이내에 신청하면 된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돼 있다.  


한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 직장인에 대해서 유급으로 5일분의 급여를 지원하는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도 신설했다. 200만 원을 상한액으로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해 준다, ‘일정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이란, 고용보험법상 ‘우선지원 대상기업’이라고 하는데 제조업은 500인 이하, 도소매업과 서비스업은 300인 이하 기업이다. 중소기업기본법에 의한 중소기업은 상시근로자 수와 관계없이 우선지원 대상기업으로 간주한다. 


정부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확대하기 위해서 내년도 예산안 349억 원을 배정했다. 국회에서 통과되면 10만3667명이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를 비롯해서 육아휴직 급여,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 등 관련 예산 1조5432억 원을 반영했는데 올해 시행했던 1조4553억 원보다 880억 원이 늘어났다. 이른바 ‘김지영 예산’이라고 할 만하다. 


이 가운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에 대해서 조금 더 살펴보자.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지만 사정상 길게 사용할 수 없을 때 대신하는 제도다. 만 8세 이하(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기간도 최대 2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포함해서 최대 1년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는 사정상 육아휴직을 6개월만 사용했다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1년 6개월간 사용할 수 있다. 단축 기간은 최소 3개월 단위로 횟수 제한 없이 분할해서 사용할 수 있다. 1일 1~5시간까지 단축이 가능하다. 1시간 단축분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80%까지 지원해 준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관계없이 모든 직장인에게 지급한다. 82년생 김지영이 세상 밖으로 나온 이즈음, 국가 정책을 빌어서 당신을 응원한다.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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