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는 연극배우예요” 여성문화 예술공동체 짬짬마실

박현미 시민기자 / 기사승인 : 2019-06-21 09: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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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울산 마을공동체 탐방기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 뭐하시니?” “저희 엄마는 연극배우예요.”
동구 꽃바위문화관 2층에서 한창 연극공연을 준비 중인 ‘여성문화 예술공동체 짬짬마실’을 찾았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스무 명 남짓의 회원들이 각자 미술로 무대 소품을 만들거나 대본을 복사해서 서로 열띤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짬짬마실’이란 이름대로 짬짬이 시간이 나면 마실 나온 듯이 참가해 무대에서 연극을 공연하는 공간이다.

 

▲ 동구 여성문화 예술공동체 짬짬마실 회원들이 한창 공연 준비 중이다. 검은 색 옷을 입고 서 있는 이가 김효주 대표다. ⓒ박현미 시민기자


“4~5년 전이었을 거예요. 애가 세 살 때 꽃바위문화관에서 연극을 공연할 단원을 모집했어요. 그때 연극을 연출하시는 분이 기초적인 연극수업부터 마임(mime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도 가르쳐주셨는데 그러한 공연이 정서적 치유가 되더라고요. 그때 같이 수업을 받았던 회원끼리 우리 이대로 헤어지지 말고 다시 공연을 해보자고 모였어요. 지금은 기존 회원 6명에 신규 회원 15명 정도가 모여서 1년에 한 번이나 상반기, 하반기 공연을 하고 있어요.”


‘몸 몸 몸’이란 주제로 다이어트, 성차별 관련 주제로 마임, 연극을 공연하기도 하고, 2013년 12월에는 울산광역시 동구청 여성발전기금 지원사업으로 아이들 성폭력극 ‘나쁜 비밀은 꼭 말해야 해요’라는 인형극을 총 8회 공연했다. 2014년에도 같은 지원사업으로 ‘뚱뚱해서 죄송합니까?’라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연극을 올렸다.


공연을 한 번 하려면 창작과 품이 많이 들어간다. 대본 각색부터 모든 소품을 스스로 다 만들어야 하고, 효과음, 배경음악 찾기, 녹음하기, 녹음에 맞춘 동작 연습 등 낯선 것을 배워야 한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동료의 도움을 받아서 해내고 그러다 보면 각자의 장점이 최대한 끌어올려진다.


주부, 며느리, 어머니로 살다 보면 오롯이 뭔가에 빠져서 자기만의 시간과 일을 갖기가 힘들다. 하지만 여기 ‘짬짬마실’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료들이 무슨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도와준다.


“네가 시간이 될 때 하는 일이 취미지. 시간이 없으면 얼른 가봐. 우리가 너 대신 해줄게.”
무대 위에 올라가서 자신을 발산하고 자신의 감춰진 모습을 발견해가는 시간이 힐링 포인트가 된다.


“무대에서 공연하는데 밑에서 저를 쳐다보던 아이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어, 엄마가… 우리 엄마가…. 아이의 경의에 찬 눈빛을 보는 순간 자존감과 자신감이 생생히 올라가는 거예요, 이 모임이 오래가는 이유도 아무도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무언가에 몰입하고 그러한 경험이 잘나가던 자신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경험을 하게 해줘서가 아닐까 싶어요.”


공동체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각 개인이 잘 나가던 옛 시절을 불러와서 현재, 여기서 함께 뜻이 맞는 사람과 즐거운 일을 하는 것, 바로 그 행위가 건강한 정신을 만들고 가정을 화목하게 하며 더불어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되는 게 아닐까?

박현미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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