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활동가들을 다시 소환하라

최병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4-03 09: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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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정치칼럼 ‘사람세상’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비록 두 석에 불과한 미니선거이지만 부울경 민심과 향후 총선 구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성산 선거구는 대대로 보수와 진보가 격전을 치른 곳으로 울산과 정치지형이 매우 비슷하다.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경남에 있으면서도, LG전자, STX,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 공장 배경의 노동운동에 힘입어 진보정당이 일정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월26~27일까지 mbc경남의뢰한리얼미터여론조사에 따르면(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 민주 정의당 단일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10%포인트 가까이 앞선 양강구도를 형성했다고 한다.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울산도 창원성산 보궐선거를 타산지석으로 민주진보진영의 선거 승리를 고민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바른미래당과 민중당의 득표율도 선거 승패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울산의 차후 상당 기간 제반 선거는 자유한국당과 민주진보진영연대로 좌우 양극화된 표심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촛불정부를 자임한 민주당 정부의 적폐청산 성과가 미진하고, 민주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저하며 양당 구도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속내를 드러내면서,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정치참여 의지는 시나브로 약해지고 있다. 반면에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보수유권자 콘크리트 지지율 수준인 30% 이상으로 회복되고 있고, 황교안 대표가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를 차지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보수우파가 탄핵의 위기를 넘어가면서 색깔론, 안보 위기론, 지역주의, 문재인 정부 경제폭망 가짜뉴스 등을 동원해 전통보수 결집과 민주당 정부 흠집내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결과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의 진보성향 유권자들은 민주당과 진보정당 간에 별 차이가 없다고 보고, 다수는 촛불혁명과 남북평화 바람이 거셌던 민주당으로 쏠렸고, 일부는 실망해서 기권했다. 현재 울산의 정치지형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집권 민주당은 전통적 좌우 진영 모두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울산의 현재 맹주 민주당은 진보정당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친북좌파 이미지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민주당 왼쪽’의 표심은 고만고만한 민주진보정당들이 선거에서 분열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들의 정서에 부합해 진보의 정체성과 노동중심성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진보세력과의 연대를 꾸려나가야 한다. ‘민주당 오른쪽’ 지지를 욕심내 진보정치의 날을 무디게 하는 것은 심각한 패착이 될 것이다.


울산 민주당이 차후 총선 선거 승리를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연히 지지세력 결집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주진보세력 촛불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 허탈한 눈빛으로 지금 정부를 지켜보고 있는 그들을 다시 소환해야 한다. 사회변혁 활동을 마다하지 않는 시민들은 풀뿌리 민주정치의 주체세력이다. 민주진보진영의 풀뿌리 세포조직을 만들고 세력화해 시민참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동안 이를 위한 장치 제도화의 방식으로 민관협치 거버넌스가 논의되었지만, 현행 거버넌스는 관이 주도하고 민간이 이를 보완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거버넌스의 실현 방식이 문제다. 울산시와 구군 정부는 개혁 수행을 위해 여러 가지 위원회를 만들지만 위원회에 원칙과 상식에 충실한 풀뿌리 활동가 시민들보다, 시민단체나 스펙을 갖춘 지식인 전문가들을 주로 참여시킨다. 이런 위원회들은 시민과 정부 사이를 매개했다기보다는 소위 ‘지역토호’와 정부가 구상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현실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지역의 필요와 문제를 해결할 진정한 전문가는 풀뿌리 활동가들이다. 그들은 지역에 관해 추상적이고 보편적 지식보다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 현재 그 지역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아갈 유권자 주민들인 풀뿌리 활동가들을 거버넌스 파트너로 삼으려는 구체적 제도 개선과 실행 의지를 가져야 한다.

 
울산 지방정권이 민주진보진영으로 교체되었다고 환호한 지 일 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일반 시민 유권자들은 개혁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 한시바삐 좋은 활동가, 뛰어난 활동가들이 마음껏 활동할 공간과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들이 차후 선거 국면에 민주진보정권을 지켜나갈 전사가 될 것이다. 보수진보 스펙트럼에 관계 없이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는 변혁세력’이 밑바탕 정치세력으로, 세포조직으로 자라나야 민주진보정권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 그래야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촛불세력의 염원인 적폐청산과 민주주의 정착도 가능할 것이다.


최병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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