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기, <인정(人政)> ‘교인(敎人)’ 서문 살펴보기(6)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1-07-06 00: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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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최한기는 서울 한복판에 앉아서 중국에서 출판한 신간(新刊)을 구해 읽느라 가산을 탕진했다. 천하만세공공(天下萬世公共)의 지식을 받아들여 소화해 이런 말을 했다. “중국 성현(聖賢)의 경전(經傳)을 서양 현지(賢知)가 읽으면 반드시 취(取)할 것이 있고 버릴(捨) 것이 있으며, 서양 성현(聖賢)의 경전을 중국 현지(賢知)가 읽어도 반드시 취(取)할 것이 있고 버릴(捨) 것이 있을 것이다. 그 취(取)하는 것과 버리는(捨) 것을 모아서 그 까닭을 분별하면, 취한 것은 천하에 통행하는 도(道)이고, 버린 것은 천하에 통할 수 없는 도(道)이니, 이것이 서로 문화의 큰 줄기(大綱)를 취사(取捨)하는 것이다.”


최한기의 용어 사용에 묘미가 있다. 앞사람을 성현(聖賢)이라 하고, 지금 사람을 현지(賢知)라 했다. ‘賢’은 일을 잘하는 능력자를 뜻해 같이 쓰면서 앞사람은 ‘聖’을 앞에 붙여 ‘철학정신’의 우위를 나타내고, 지금 사람은 ‘知’를 뒤에 붙여 ‘과학탐구’의 능력을 강조했다. 정신의 ‘聖賢’에서 능력의 ‘賢知’를 거쳐 정신과 능력을 겸비한 ‘聖知’라는 새로운 인재가 앞으로 나올 후세인(後世人)이다. 요즘 말로 하면 철학(聖)과 과학(知)을 겸비한 ‘선비학자(聖知)’다. 선비의 전통은 유럽에 미미해 우리가 앞서서 임무를 감당하며 세계인의 동참을 이끌어야 한다.


공자는 後生可畏(후생가외) 焉知來者之不如今也(언지래자지불여금야)? “뒤에 태어날 사람을 두려워하라. 어찌 그들이 우리만 못할 것이라 생각하느냐?” 했다. 공자는 문자를 쓰고 교육을 펼쳐 사상을 일으킨 인류의 스승 노릇을 했다. 앞 시대를 ‘집대성’해 뒷세대에 넘긴 당시의 중간세대였다. 공자는 후세인(後世人)이 자기보다 더 잘할 것이라 믿고 ‘後生可畏’를 말했다.

自小在家學習之人(자소재가학습지인)이 : 어려서 집에서 학습하던 사람이
及壯遊學四方(급장유학사방)하여 : 장년이 되어 사방으로 유학하여,
必於曾見之中(필어증견지중)에 : 반드시 일찍이 본 것 중에
又見人之所見(우견인지소견)하고 : 또 다른 사람이 본 것을 보고
益明己之見(익명기지견)이라 : 더욱 자기의 견해를 밝혀야 한다.
曾聞之中(증문지중)에 : 일찍이 들은 것 가운데
又聞人之所聞(우문인지소문)하여 : 또 다른 사람이 들은 것을 들어
益明己之聞(익명기지문)이라. : 자기의 문견(聞見)을 더욱 밝혀야 한다.
況復見其當見而未曾見者(황부견기당견이미증견자)하고 : 하물며 다시 마땅히 봐야 하는데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보고,
聞其當聞而未曾聞者乎(문기당문이미증문자호)아 : 마땅히 들어야 하는데 아직 듣지 못한 것을 듣게 되는구나!
莫謂中年所得(막위중년소득)을 : 과거와 미래의 중간세대가 집대성하여 얻은 것이
猶有所未盡(유유소미진)하라 : 아직 미진한 것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 마라(莫謂).
宜待後世之益明(의대후세지익명)하여 : 마땅히 후세에 더욱 밝아지기를 기다려
使後世人立後世之敎(사후세인립후세지교)하라. : 후세인(後世人)으로 하여금 후세의 교육을 세우게 하라.
최한기, <인정(人政)> ‘교인서(敎人序)’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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