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산림은행의 기초를 만들자

이종수 IFK 임팩트금융 대표 / 기사승인 : 2019-12-06 0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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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산림국가로서 치산녹화의 세계적 성공모델로 알려져 있다. 산림자원의 양도 OECD 평균을 넘어선다. 에너지공급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가난하던 시절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훼손돼 민둥산이었던 우리의 산이 1973년부터 강력하게 추진해온 치산녹화사업 덕분에 제법 울창한 숲이 됐다. 그동안 정부가 10년, 20년 단위의 법정계획인 산림기본계획을 수립해 산림을 보호하는 일에 노력해 온 덕분이다.

 

 


그런데 우리의 목재자급률은 16%에 불과하다(2017년). 나머지 84%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 목재는 보드, 펄프 등 부가가치가 낮은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산림국가이면서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의 목재·청정임산물 등 산림산업의 생산 규모는 연간 48조 원에 불과하다. 전 국토의 3분의 2가 산으로 이루어진 나라의 산림 분야 일자리 수는 2만 개도 안 된다(2017년). 임학을 전공으로 두고 있는 대학도 별로 없지만 이들이 졸업해도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 우리나라에는 농협은행과 수협은행은 있는데, 임업과 관련된 은행은 없다. 산림조합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조합원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 향상과 이익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임업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산업구조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다.

경제산림, 복지산림, 생태산림 3개 축
산림보호에서 산림관리와 숲 경영으로


정부는 2018년부터 20년 동안 지속되는 제6차 산림기본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산림청의 비전은 일자리가 나오는 경제산림, 모두가 누리는 복지산림, 사람과 자연의 생태산림이라는 3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강한 산림을 자원순환경제의 플랫폼으로 활용해서, 산림자원을 경제가치화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직·간접적으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도록 산림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해,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공간으로 만든다는 정책 방향을 비전으로 설정한 것이다. 전통적인 산림보호에서 산림을 관리하는 관점으로 전환한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산림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숲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경영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산의 나무들은 70~80년대에 집중적으로 조림한 나무들이 많아서 노령화로 인해 탄소흡수력이 점차 감소되고 있다.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나무를 간벌하고 경제성이 많은 나무로 수종개량을 할 필요가 있다. 


숲은 우리에게 많은 경제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한다. 우리는 지난 40~50년 동안 숲을 보호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숲을 활용한 산업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숲을 활용하는 것은 곧 환경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왔다. 지속가능한 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는 숲에서 경영하는 숲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숲과 나무를 활용한 산업은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쇠퇴하는 산촌마을을 활기차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임업 선진국들은 산림자원과 관련된 산업을 적극 육성해 국부창출과 경제발전에 적극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민과 정부가 함께하는 산림관리체계

산림은 산주의 개인재산인 동시에 국민 모두의 공공재다. 사회 전체의 공익적인 관점에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림경영과 산림이 공익적인 자산이라는 인식이 아직은 매우 취약하다. 개인의 재산권이 강력하게 보호받는 우리 사회에서 각자의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공익적인 관점에서 숲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공익성이 강한 숲을 개인과 시장의 자율에만 맡겨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는 국공유림의 면적이 30%가 채 안 된다. 나머지는 200만 명이 넘는 개인이나 종친회, 종교단체 등 민간이 소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민간 산주들은 산림경영에 대한 인식이 없고 영세한 산에서 나오는 수익도 제한적이어서 산을 그냥 소유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는 숲 경영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생태적 기반조성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국유림의 공익기능을 강화하고, 사유림을 매수해 지속적으로 국유림을 확대해야 한다. 매수가 어려운 사유림에 대해서는 숲 경영에 민간 산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지역주민과 정부가 함께하는 거버넌스형 산림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사유림과 함께하는 국유림의 선도적인 역할을 강화하고 집단화를 통해 산림경영의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

사유림 위탁경영하는 산림은행 설립
보는 숲, 국민의 일터로 발전시켜야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산림은행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산림은행은 산주들로부터 산에 대한 경영을 위탁받아 공익적인 차원에서 관리하고, 산주들에게는 적정한 수익을 제공한다. 산주들로부터 경영을 위탁받고 소유한 산림의 입목가치를 평가해 일정 수익을 보전하는 방식, 산주가 파트너로서 산림경영에 참여하는 방식, 산림가치평가를 통해 소유한 산림자산을 투자하는 방식 등 다양한 형태로 산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산림은행은 숲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고 많은 산업을 만들어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보는 숲을 국민의 일터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렇게 확보된 숲에 정부가 임도 건설 등 산림경영 기반을 만들어 주고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준다면 공익과 사익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지속가능한 숲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1974년 시작한 한독산림협력을 통해 조성된 울주 숲을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숲으로 만들고, 일자리, 경제적인 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자 지역주민들과 전문가가 직접 나서고 있는 울산의 ‘백년숲 프로젝트’가 주목을 끌고 있다. 태화강을 자랑스러운 국가정원으로 만든 울산의 저력이 영남알프스를 품고 있는 울산의 숲에서 또 한 번 보여지기를 기대한다.

 

이종수 IFK 임팩트금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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