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주거취약계층에게 보금자리 3만 가구 공급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 기사승인 : 2019-11-20 09: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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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최근 정부가 ‘아동 주거권 보장 등 주거 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에서 거주하는 아동만 94만 명에 달한다. 성인들을 포함하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난다. 이를 근거로 2020년에서 2022년까지 3년간 지원 받게 될 대상은 다자녀 1만1000가구, 보호 종료 아동 등 6000가구, 비주택 1만3000가구 등 모두 3만 가구다. 보호 종료 아동은 아동양육시설(보육원 등)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 퇴소하는 친구들과 가정위탁보호가 종료된 친구들을 가리킨다. 다자녀 가구를 위한 매입임대주택에는 주거용 공간과 별도로 공동육아와 방과후 학교 등을 운영할 수 있는 공용 돌봄시설도 마련한다. 좀 더 선진적인 주거정책을 구현하기 위해서 냉장고와 세탁기, TV 등 필수 가전제품 6종을 내장(빌트인)하기로 했다.


현 정부가 2017년에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국토교통부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왔지만 여전히 취약계층의 주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려면 상당한 금액의 보증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돈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실상 신청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고려해서 주거상황이 가장 열악한 사람들부터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자녀를 양육하는 다자녀 가구나 쪽방·고시원·옥탑 등 사실상 집이 아닌 곳에 머무는 비(非)주택 가구의 고통이 너무 큰 만큼 이 부분을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의 긴급지원 대상은 무주택·저소득·최저 주거기준 미달 상태에서 2자녀 이상을 둔 가구다. 더불어 보호 종료 아동 가운데 주거 지원이 필요하거나 시설 소관 부처가 추천한 청소년, 또 무주택·저소득 가구 가운데 쪽방보다 좁은 곳(6.6㎡, 2평)에서 3년 이상 거주한 가구 등이 대상이다. 아파트 단지 형태로 새로 건설하는 형태가 아니라 기왕에 있는 집들을 매입하거나 전세를 내서 공급한다. 단지를 새로 건설해서 공급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취약계층만 모여서 살게 된다는 선입견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입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 사업자가 기존 주택을 매입한 뒤 시세의 30%로 임대하는 방식이다. 전세임대주택은 공공주택 사업자가 집을 임차해서 다시 임대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주목하는 다자녀 가구의 경우, 전용면적 46~85㎡(14평~25평)가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평균 도시근로자 소득 70% 이하인 저소득 다자녀 가구가 대상인데 매입임대 보증금 지원액을 1억1000만 원에서 1억6000만 원으로 인상하고, 전세 임대의 평균 보증금 지원 수준도 73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인상한다. 원룸을 매입해서 다자녀 가구에 알맞게 방 2개 이상의 한 개 주택으로 개보수하는 공공 리모델링 지원 정책도 포함돼 있다. 지원액도 가구당 9500만 원에서 2억3000만 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울산은 은퇴직을 앞둔 노동자들이 노후대책으로 지은 원룸이 많은 지역이다. 지역경제가 어려운 만큼 공실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원룸들을 리모델링해서 주거취약계층에게 공급하는 것도 서로에게 이로운 방법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액이 늘어나도 저소득층이 대출을 받으려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대책에서는 2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가 전세금을 빌릴 때는 대출 한도가 기존 2억 원에서 2억2000만 원으로 늘고, 금리는 0.2%포인트씩 낮아진다. 보호 종료 아동의 경우 만 20세까지 무이자 혜택을 받고, 보호 종료 후 5년간은 금리 50%를 감면받도록 하고 있다. 비주택 거주자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기고 싶어도 보증금이나 이사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무(無)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주거급여와 생계급여 수급자는 보증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수급자가 아닌 경우 50만 원의 보증금을 서민주택금융재단이 모두 지원한다. 공공주택 정책의 대상이 되려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 주거급여 수급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사라졌기 때문에 본인 가구의 소득과 재산만으로 선정될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신청하자. 


울산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고 도시화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득증가율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그만큼 주거취약계층이 늘어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대책에 따라서 주거취약계층이나 주거사각지대에 놓인 울산시민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지길 기대한다.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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