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선거교육,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요?

천창수 화암중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20-01-16 1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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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패스트트랙에 올랐던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올해 초 통과됐다. 그런데 모든 관심이 연동형 비례제에 쏠린 사이에 선거 연령이 18세로 하향한다는 조항도 통과됐다는 뉴스가 붙어 나왔다. 선거제도의 비중에서는 연동형 비례제가 훨씬 크지만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이 훨씬 크다. 왜냐면 고3 학생의 일부가 선거권을 갖기 때문이다.


당장 선거관리위원회와 각 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이 선거법을 위반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그래서 선거법에 저촉되는 선거운동의 유형과 사례를 고3 학생들에게 교육할 방침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교육을 통해서 어떤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고 그럼으로써 형사처벌의 걱정 없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선거교육은 대상이 좁고 소극적인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선거운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만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또 하나 자칫하면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인식을 심어줘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결론으로 흐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대표로 뽑아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는 교육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교육은 모든 유권자 학생에게 해당되는 교육이고 국민의 대표를 뽑는 것이라는 선거의 근본 목적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작년 12월 우리 학교에서는 전교 학생회 회장·부회장 선거가 있었다. 그 전에는 선거교육 없이 투표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유세 때 말을 잘 하는 학생, 얼굴이 잘생긴 학생, 성별에 따른 선택에 따라 표심이 왔다 갔다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투표를 앞두고 일주일 전에 한 시간 동안 각 학급 교실에서 선거교육을 실시했다.


선거교육에서는 두 가지 점에 중심을 뒀다. 첫째,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모둠에서 토론을 통해 교육한다. 둘째, 후보 선택의 다양한 기준을 고민해 보게 한다. 결론적으로 이런저런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4명으로 구성된 모둠에서 각자의 생각을 발표하고 토론해 보게 해 스스로 기준을 고민해 보게 하고 그 기준을 선택한 이유를 제시해 보게 했다. 


사전에 한 장짜리 활동지에 ‘학생회 회장과 부회장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또 수십 개의 예시를 제시해 주고 ‘각자 학생회 회장과 부회장 선택의 기준을 두 개만 뽑아보고 그 이유를 적어 보자’, 이어서 ‘각자의 기준을 발표하고 모둠별로 두 개의 기준으로 정리해 보자’ 등의 활동을 하게 했다.


활동지 마지막에는 ‘새로운 회장과 부회장이 꼭 해 줬으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둠별로 두 개만 적어 보자’로 마무리하고 각 모둠별 활동지를 게시판에 게시해 두게 했다. 선거일까지 여러 모둠의 의견을 비교해 보면서 후보의 선택에 참고해 보라는 뜻이었다. 반응은 괜찮았다. 물론 한 번의 활동으로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한 번쯤 고민해 보고 토론해 보는 모습 자체가 벌써 신선해 보였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교육은 조금 다를 것이다. 각 후보의 정책을 비교해 보게 하는 게 중요할 수도 있다. 과거의 경력과 활동에 대한 파악이 중요할 수도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토론해 보게 하는 것으로 선거교육의 첫걸음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천창수 화암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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