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따로 행복하게

김명숙 사회적기업 나비문고 대표 / 기사승인 : 2019-10-17 10: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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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가을인데 책은 좀 읽으시나요? 책 읽을 틈 없이 바쁘다고요? 뭐 저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바쁠 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림책입니다. 이 책들과 만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약간의 시간과 무엇보다도 책을 보려는 마음의 여유는 있어야 가능하겠지요. 


저는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이런 저런 다양한 종류의 책을 좋아하지만 특히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아름다운 색감의 재미있는 그림, 우아한 그림, 속 깊은 그림 등등 개성이 있는 그림을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맑아집니다. 맑아지는 마음으로 적은 수의 글자를 읽으며 그 그림 속으로 더 빠져들어 갑니다. 그림 속에서 함께 놀고 생각하는 아이가 됩니다. 오직 현재에 집중하는 그래서 신나는 존재인 아이가 될 수 있는 곳이 그림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도 필요하지만 어른들에게 더 많이 필요한 책이 그림책입니다. 왜 어른들에게 더 그림책 읽기가 필요할까요? 좋은 그림책을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제가 추천하는 배빗 콜의 책을 읽어보면 제 말에 깊이 공감하리라 예상합니다. 


2000년도 쯤 민주노총울산본부에서 일할 때 노동조합 내 성차별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습니다. 그때 성교육 강사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관련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 시절 성교육 관련 다양한 책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책이 있습니다. 배빗 콜(Babette Cole)의 <엄마가 알을 낳았대!>입니다. 아이가 주인공이 돼 부모에게 성교육을 하는 재치가 넘치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이 말하는 여러 가지 왜곡된 성교육을 비판하며 정확하게 성 이야기를 합니다. 반갑고 놀라운 책이었습니다. 성교육 강사 활동에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그 후 우연히 또 한권의 놀라운 그림책을 알게 됐는데 작가가 배빗 콜의 <따로 따로 행복하게>라는 책입니다. 취향이 너무나 달라 사사건건 유치하게 싸우는 부모를 둔 두 아이, 고심 끝에 부모들이 계속 함께 사는 것보다 헤어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두 아이는 행복한 새로운 부모의 삶을 위해 “끝혼식”을 준비합니다. 부모의 이혼 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 모습을 재치 있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혼을 이렇게 아름답게 심플하게 표현한 그림책을 만나 너무 너무 반가웠습니다. 

 

▲ 따로 따로 행복하게 / 배빗 콜 / 보림


이혼은 가족 모두에게 특히 어린 아이에게 큰 심리적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담담하게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그림책은 이혼의 상처를 안고 있는 가족들에게도, 이혼을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가진 모두에게 큰 울림을 주는 좋은 책입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책입니다. 


배빗 콜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아이들은 당당한 세상의 주인으로 서서, 자신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면서 부딪치는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갑니다. 이런 모습은 답답한 어른들을 부끄럽게도 만들고 정신 차리게도 합니다. 


배빗 콜의 작품은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너무나 명확한 길이 있음에도 그 길을 보지 못하는 어른들을 재미있게 혼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배빗 콜은 영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생전에 70여 권의 책을 냈으며,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아동연구학회 올해의 어린이책 상, 영국도서관협회 올해의 어린이책 상, 북 트러스트 상 등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으로는 동화 '내 멋대로 공주' 시리즈, 그림책 <내 멋대로 공주>, <내 멋대로 공주 학교에 가다> 등이 있습니다. 


김명숙 사회적기업 나비문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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