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평생교육의 권리 찾기

이경숙 다울성인장애인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20-07-16 10: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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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교육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거리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출근길 버스는 텅 비었다.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문을 열기도 전에 마스크를 구하려고 몇 미터씩 약국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마스크 하나를 방패삼아 이 코로나를 과연 이겨 낼 수 있을까? 스스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장애 학생들은 마스크를 어떻게 구하고 있을까?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불안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다.


학교 형태의 성인장애인평생교육기관인 다울성인장애인학교도 몇 차례 등교가 연기됐다. 2개월이 지날 즈음 코로나19로 인한 장애학생 특별지원급여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학교가 휴교(개학연기)된 경우 장애학생 바우처 지원 월 20시간(활동지원급여 27만 원)이 추가지급되며 장애인평생교육시설도 포함된다는 소식이었다. 


장애라는 이유로 과거에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던 성인장애인들이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매일 5시간씩 문해수업과 평생교육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일상생활은 물론 학교에서도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가 심한 학생은 물론이거니와 하교하는 순간부터 활동지원사들과 함께해야 하는 장애학생들의 활동지원시간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코로나 때문에 휴교가 연기되고 개인적으로 활동해야 하는 장애학생들의 활동지원시간은 더욱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이 소식을 장애인 당사자나 보호자들에게 신속히 알려야 했다.


그러나 다음날 장애학생들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주민자치센터에 문의했더니 모른다, 보건복지부에서 확인된 바 없다며 신청하러 간 장애학생 모두 헛걸음을 했다는 것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지자체에 직접 통화해 자세히 설명도 하고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에서 보내준 자료와 평생교육법 제20조 2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도 학교에 해당된다는 자료를 보내줬지만 자기도 보건복지부 자료를 갖고 있으나 그 자료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고 했다. 나는 담당 공무원에게 좀 더 자세히, 정확히 알아봐 주기를 요구했고 그러는 사이 또 한 주가 지나가 버렸다. 


이후 담당 공무원에게서 들은 얘기는 장애인평생교육기관도 제공 대상에 해당되기는 하지만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성인발달장애학생들이 대부분인 장애인평생교육기관에서 온라인 수업이 웬 말인가? 성인장애인평생교육의 현장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담당자의 대답에 숨이 턱 막혀 옴을 느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2월 4일 긴급특별지원급여라는 지침을 발표했지만 2~4월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학생 당사자들은 알지도 못하고 지나가고, 5월은 몇 학생들만 제공받을 수 있었으며 6월부터 학생들이 등교한 지 한 주가 지나자 담당 공무원이 먼저 연락이 와서 학교가 개교했기에 이제 신청할 수 없다고 긴급 통보 받았다. 이런 상황을 겪고 나니 긴급특별지원이라는 단어의 무상함에 참 씁쓸했다. 등교 일주일 만에 코로나가 어찌 될 줄 알고…


많은 질문이 뇌리 속으로 지나갔다. 평생교육법에도 명시돼 있고 복지부에서 내린 지침에도 있는 내용을 지자체에서는 왜 모를까? 지자체의 장애인평생교육 전담 공무원은 있는가?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의 장애인평생교육의 권리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평생교육의 중요성은 이제 누구나 알고 관심을 갖고 있다, 장애인평생교육 또한 다르지 않다. 장애인평생교육의 구조가 바뀌고 장애인들이 주체적인 힘을 갖고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경숙 다울성인장애인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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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다울성인장애인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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