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 기사승인 : 2019-11-21 1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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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쏭샘의 심리로 마음 들여다보기

가을이 되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깨끗한 대기가 형성되면서 시야가 확장된다. 가을 여행을 떠나게 되면 예기치 않은 선물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상담이 그런 경우였다.


A씨는 결혼 13년차의 워킹맘이었다. 그녀는 결혼 내내 일을 해오고 있었고, 아이를 전담했고, 남편과는 서로를 존중하며 사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말하는 존중이란 서로의 일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었다. 즉 남편은 가정의 경제적인 버팀목과 사회적인 역할을, 아내는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자녀 교육의 역할을 전담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역할 구분은 서로가 얘기를 통해 이루어지기보다는 함께 살아온 세월 속에서 서로가 알아서 지켜온 역할과 구분들이었다.


이렇게 살아온 A씨의 생활에 변화에 생긴 것은 작년 가을부터였다. 자신의 일에서 안정감을 갖게 되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A씨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가을을 보내던 중 그녀에게 새로운 일이 생겼다. 지금껏 그녀에게 일어나지 않았던 새로운 일, 가을 여행은 그녀에게 새로운 인연을 제시했다. 그 인연은 A가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모든 이상향을 합쳐놓은 사람이었다. 사실 A는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A의 머리와 가슴속에 있는 자신의 이상적인 삶에 대한 모습을 늘 그리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상담실을 찾게 된 A는 자신의 생각이 실현되고 있음에 놀라워하고 있었고, 시작된 인연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우선 새로운 인연에 대한 그녀의 감정은 설렘과 죄책감의 두 가지 감정이 대표적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현재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본마음은 새로운 인연을 기꺼이 맞이하고픈 마음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벌써 1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다. 


어린 시절 그녀에게는 강박적인 성격이 있었다. 그녀가 말하는 강박적인 성격은 ‘B는 틀렸고, C만 맞다’라는 식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에 대해 한 가지 판단과 결정만을 내리고, 그것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안 하는 것들이었다. 그랬던 A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부터는 세상 사람과 사물의 양면성을 알고 이해하게 됐다. 즉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음을, 나에게도 생각지 못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이러한 A의 깨달음은 그녀의 내면을 더 풍성하고 유연하게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A가 선택하고 대처해야할 행동에 대해 그녀는 고민하고 있었다. A는 이러한 모든 것들에 대해 상담실에 와서 얘기했고, 결론을 내렸다. 


현재 자신의 마음에 따라 가겠다, 자신에게 찾아온 인연과 가족에 대한 책임 둘 다를 지고 가겠다고... 그리고 시간을 두고 자신을 살펴 보겠다 했다. 그리고 살펴볼 시간은 새로운 인연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9개월 후까지이며, 지금부터 9개월의 시간 동안 자신의 마음과 모습을 살펴본 후 결정되는 자신의 마음을 따르겠다 했다.


A와의 상담에서처럼 상담에서는 상담실을 찾은 사람에게 어떤 판단도 답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상담실을 찾아온 내담자의 말을 듣고 자신이 원하는 답을 찾게 하기 위한 질문들을 하고, 얘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마음 속 답을 찾아가도록 조력한다.


그렇게 조력한 결과 A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자신의 답을 찾아냈고,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가을바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게 됐다.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찾아온 가을바람을 부디 슬기롭게 해쳐나가길 기원한다.


송영주 심리상담사/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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