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환하게 웃을 줄 몰랐다고요?

한은희 다울성인장애인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20-08-20 10: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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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교육

‘울산다울성인장애인학교’에서는 성인장애인들의 문해교육과 평생교육의 배움을 주며 장애인 인식개선을 일깨워주는 곳이다. 나는 2019년에 입사해 일 년 조금 넘는 시간을 우리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내 1년 생활을 돌아보고 내가 느꼈던 장애인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기회였으면 한다. 입사하고 학생들과 처음 인사를 나눌 때의 호칭이 생각난다. 나이가 많은 분들에게 ‘ㅇㅇ씨’라고 불러본 적 없어 표정과 행동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모두에게 공평한 호칭임을 알고 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성격과 참여하는 많은 학생들의 성격을 알아야 했다. 초급 문해반 담임이 돼 어떤 형식의 교육이 돼야 하는지 파악해야 했고 내게 주어진 보이지 않는 무게감에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특히 2019년은 ‘울산다울성인장애인학교’가 10주년을 맞는 해였다. 관계자들과 학생 보호자들을 모셔 연극무대, 핸드벨, 에어로빅, 합창까지 많은 시간을 들여 연습한 무대를 앞에서 보였을 때의 열정과 희열,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해냈다’라는 느낌은 잊을 수 없다.


학교가 아니면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 장애인에게도 교육은 필요하고 더 나은 삶을 보장해 주는 수단이며 생명이다. 한글을 배우고 쓰고 하는 것도 배움이고 멀리 내다보았을 때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것도 배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2019년은 내가 학교를 알아가는 일 년이었다.


입사한 그해 7월에는 장애인등급제가 폐지되는 일이 있었고 장애인등급제 진짜ㅍ폐지와 맞물려 차별철폐의 생생한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많은 장애인들이 활동하고 있고 내가 모르는 곳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말이다.


특히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울산지역에서 하는 활동 중에 ‘인권마라톤’, ‘차별 없는 세상 걷기’에 참여해 함께 비장애인들의 장애인식을 개선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2019평생교육박람회에 본교도 참가해 스탬프투어 부스를 맡아 장애학생들의 시화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시화전을 관람하고 응원의 한마디를 적어달라고 하는 글들 속에는 늘 어디가 아프고 불편한 우리 학생들의 모습이 있었다. 스탬프를 받고 싶어 하는 연령대는 가족들과 함께 나온 미취학아동에서부터 초등학생이 많았다. 그들이 마주한 세상 속에는 장애인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다. 몸이 불편한 사람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남아 있었던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일화로 본교로 사회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들은 놀랍고 다양하다. 사회봉사 활동 후에 느낀 점을 적은 내용 중에 “장애학생들이 이렇게 환하게 웃을 줄 몰랐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난감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권 의식이 변하고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장애인이라고 하면 어떠한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몸이 불편하고 어눌한 말투의 장애인이 생각이 나는가? 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배우고 성장하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 속에 함께 있는 이웃이라고 생각되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 


한은희 다울성인장애인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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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희 다울성인장애인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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