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처럼 생기지 않은 개구리, 맹꽁이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 기사승인 : 2020-01-16 10:31:15
  • -
  • +
  • 인쇄
울산의 야생동물

맹~ 꽁!, 맹~ 꽁! 한 번 들으면 평생 잊지 못할 독특한 울음소리의 주인공, 맹꽁이는 두꺼비처럼 평소에는 낮에 흙 굴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야간에 활동하는 반지중성 양서류다. 크기는 40~45mm로 우리나라 양서류 가운데 소형에 속하고, 탁구공만 하다.

 

▲ 암컷에게 구애 소리를 내고 있는 맹꽁이 수컷. 몸을 떠는 진동으로 주위 수면의 파장을 시각으로 확인이 가능한 놀라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김현)


주로 평지에서 강변 둔치, 유수지, 논경지, 구릉지대 등에 살고 있다. 평소에는 사람들에게 모습을 좀체 드러내지 않지만, 번식기에 논이나 수로 등지에서 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제주도에서는 5월부터, 내륙에서는 6~7월의 우기 동안 흙 굴 밖으로 나와 물웅덩이를 향해 이기적어기적거리는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이동한다. 수컷이 먼저 모여 암컷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물웅덩이에 먼저 도착한 수컷들은 물웅덩이 바깥쪽에서 몸을 떨어 주위의 물을 진동시키고 자신의 세력권을 과시한다. 번식기에 내는 독특한 울음소리 때문에 맹꽁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지만 실제로는 ‘맹꽁, 맹꽁’하고 울지 않는다. 맹-, 맹-하고 한 마리가 큰 소리로 울면 다른 맹꽁이가 작은 소리로 꽁-, 꽁-하고 울어 마치 맹~꽁, 맹~꽁하고 들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다. 사랑을 호소하는 수컷의 맹-하는 노랫소리에 암컷이 꽁-하고 화답하는 것이다. 

 

▲ 암컷에게 구애 소리를 내고 있는 맹꽁이 수컷. 몸을 떠는 진동으로 주위 수면의 파장


짝짓기에 있어 다른 개구리들과 달리 맹꽁이 수컷의 앞발가락에는 암컷의 몸을 잡는 데 유리한 육괴가 발달하지 않았다. 대신에 수컷의 배면에서 진득진득한 분비물이 나와 암컷과 몸을 밀착한다. 짝을 이룬 맹꽁이 부부는 다른 개구리들과 달리 물속이 아닌 수면 위에 알을 낳는다. 암컷이 하늘을 향해 엉덩이를 번쩍 치켜든 기이한 모습으로 알을 낳으면, 그 위에 수컷이 정액을 뿌린다. 한 번에 낳는 알의 수는 십여 개 이하로 산란이 끝난 물웅덩이에서는 물 위에 떠 있는 맹꽁이알을 쉽게 볼 수 있다. 우기에 생긴 물웅덩이는 고여 있는 기간이 장소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개 수일에서 수주간 매우 짧은 시간에 말라버린다. 때문에 알에서 부화해 올챙이의 유생 단계를 거쳐 맹꽁이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2~3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른 개구리들에 비해 매우 짧은 시간에 신속하게 이뤄지는 셈이다.

 

▲ 맹꽁이 암수 산란 장면(권기윤)


맹꽁이의 기이한 몸 생김새는 그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한 결과다. 좌우로 둥글게 팽창한 몸, 좌우의 폭은 짧고 뾰족하게 튀어나온 얼굴, 짧으나 힘이 강한 네 다리는 지중 생활에 적응한 결과로, 작은 틈새에 몸을 숨기거나, 땅에 구멍을 파서 몸을 감추는 데 매우 유리하다. 맹꽁이는 지중 생활에 적응한 몸과 그에 따른 생태에 의해 실제 번식기 외에는 사람들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 수면 위에 균질하게 퍼져있는 맹꽁이 알(신경아)
▲ 알에서 부화한 맹꽁이 올챙이(김현태)

맹꽁이의 모습을 실제 본 사람들의 수는 매우 적지만, 예전부터 다른 개구리들에 비해 우리 문화 속에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맹꽁이의 부자연스런 몸 생김새로부터 대개 어리석고 바보 같은 사람들을 가리켜 맹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맹꽁이는 어리석은 동물이 아니다. 다른 개구리들과 달리 종족 번식을 위해 우기를 선택해서 자신들의 후손을 낳는 전략을 택해 오늘날까지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인구 천만 명 이상이 사는 서울의 난지도공원에 맹꽁이들이 나타나 짝을 짓는 광경이 공중파를 타고 전국에 보도되기도 했고, 한강변 습지 공원에 연중 서식하고 있다. 

 

▲ 맹꽁이 산란 장소, 포항 바닷가
▲ 맹꽁이 산란장소 보호 게시판, 포항 바닷가 해송 숲 안


맹꽁이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는 북미, 중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겨우 십여 종이 있으며, 거의 모든 종이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맹꽁이는 1908년 중국 동북부(구 만주지역)의 안동(현 단동시)에서 채집된 것이 최초다. 우리나라에서는 1913년 서울에서 채집돼 외국학자에 의해 처음에는 신종으로 발표됐다가, 후에 같은 종으로 판명돼 오늘에 이른다.
 

▲ 경북 문경시 문경읍 맹꽁이 산란 장소(주변 택지개발로 남아 있는 공터)


▲ 남한지역 맹꽁이 분포도(동해안 지역은 매우 드물다)


● 분류: 무미목 맹꽁이과
● 영명: Narrow-mouthed Toad
● 학명: Kaloula borealis(Barbour, 1908)
● 분포: 도서지방을 포함한 전국, 국외는 중국 동북부 일대
● 부가설명: 1998년부터 환경부 보호야생동물 종으로 지정된 이후 관심이 높아진 결과, 서울 난지도공원에 번식을 위해 나타난 맹꽁이 무리를 안전한 장소로 집단 이주시키고 있다. 전국적으로 4대강 서식지 환경 훼손과 택지개발에 의한 서식지 감소 결과 급격히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대표적인 야생동물이다.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상훈 박사,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뉴스댓글 >

오늘의 울산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