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고려(Korea)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0-05-21 10: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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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코로나19 사태는 엄청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역사 진행의 방향을 바로잡는 놀라운 행운을 선사하고 있다. 남녀노소 상하귀천 모두 스스로 창조주권을 행사하는 대등사회를 촛불혁명으로 회복하고, 그 위에 새로운 과학기술과 효율적인 행정력을 갖추어 감염증 환란을 이겨내는 본보기를 우리나라가 온 세상에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저력은 우리 역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송나라와 요나라와 금나라와 고려가 서로 세력 다툼을 하고 있다. 강성한 금나라가 요나라를 멸망시키고 송나라를 남쪽으로 밀어내고 고려를 억압해 군신관계를 맺었다. 불안한 국제 정세에서 고려 관리 진화가 금나라에 외교 사절로 가면서 지은 시다.


남송은 오랑캐에게 황제가 잡혀가는 보잘것없는 나라가 됐고, 금나라는 군사력은 강하지만 새로운 문명을 이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동방의 고려야말로 아침 해가 밝아오는 것과 같은 사명을 맡아야 한다는 자각을 시로 나타냈다. 13세기 고려후기는 시대구분에서 중세후기다. 중세전기의 구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국제적 안목으로 간파하고,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역이 되자고 짧은 시로 선명하게 노래했다.

<한시 동시>


해처럼 솟아오르는 고려
진화
힘을 잃은 남송은
이미 나라가 기울고,
힘만 센 금나라는
아직 어둠 속에서 헤매네.
슬기롭고 당당한 자세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
하늘 동쪽에 붉은 해처럼
고려가 솟아오르고 있다.

<한시 읊기>


奉使入金(봉사입금)이라 : 사신 일을 받들어 금나라로 들어가며
陳澕(진화)라
西華已蕭索(서화이소색)하고 : 서쪽 중국은 이미 비뚤어져 기운을 다했고
北塞尙昏蒙(북새상혼몽)을 : 북쪽 변방은 아직 어둠을 덮어쓰고 있네.
坐待文明旦(좌대문명단)하니 : 바르게 앉아서 기다리노라, 문명의 새 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天東日欲紅(천동일욕홍)을 : 하늘 동쪽 고려에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한자 풀이> 


奉 받들 봉, 使 심부름 사, 사신 사, 入 들 입, 金 금나라 금, 陳 널어놓을 진, 펼 진, 澕 물깊을 화, 西 서녘 서, 華 꽃 화, 빛 화, 已 이미 이, 蕭 비뚜러질 소, 맑은대쑥 소, 索 다할 색, 새끼꼴 삭, 北 북녘 북, 塞 변방 새, 尙 오히려 상, 높일 상, 昏 어두울 혼, 蒙 입을 몽, 덮어쓸 몽, 坐 앉을 좌, 待 기다릴 대, 文 문명 문, 문화 문, 글 문, 문자 문, 무늬 문, 明 밝을 명, 旦 아침 단, 天 하늘 천, 東 동녘 동, 日 해 일, 欲 하고자할 욕, 紅 붉을 홍

<글귀풀이>


奉使(봉사) : 사신 업무 수행 받들어, 사신 업무를 봉행하다, 임금의 명으로 사신 일을 수행하기 위해
入金(입금) : 금나라로 들어가다
陳澕(진화) : 깊은 물처럼 큰 뜻을 품어라
西華(서화) : 서쪽 중국, 당시 남송, 나라가 기울어가는 남송
已蕭索(이소색) : 이미 정치가 비뚤어지고 국운이 다했다, 이미 나라가 망해간다.
北塞(북새) : 북쪽 변방,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 거란을 멸망시키고 남송을 붕괴시키고 고려와 군신관계 맺자고 억압한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
尙昏蒙(상혼몽) : 오히려 어둠을 덮어쓰고 있다, 아직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력을 써서 주위 나라를 강제로 복속시켰지만 아직 오랑캐 문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坐待(좌대) : 앉아서 기다린다, 자세를 바로잡고 마음을 가다듬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궁리를 한다, 바른 자세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文明旦(문명단) : 문명이 꽃피는 새 아침, 살기 좋은 나라의 아침, 좋은 나라를 새롭게 여는 아침, 백성들이 편안히 사는 나라의 아침.
天東(천동) : 하늘 동쪽에서, 고려에서
日欲紅(일욕홍) : 아침 해가 붉게 떠오르려고 한다, 희망이 보인다, 새로운 희망의 빛줄기가 비친다, 고려가 붉은 해처럼 새로운 희망의 빛을 뿜는다.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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