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니체’…<비극의 탄생> 3편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 기사승인 : 2020-08-21 10: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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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TV 지상중계

루나와 리브의 니체 썰전
책을 좋아하는 루나와 철학을 가르치는 리브가 벌이는 흥겨운 철학 수다

 

Q. 니체가 현대철학의 문을 열었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

루나: 니체의 철학사적 위치도 얘기를 좀 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 니체가 현대철학의 문을 열였다 라는 평가가 있어. 그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리브: 현대 철학의 문을 열었다, 그런 평가가 있지. 그런데 ‘무슨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표현을 조심해야 해. 


루나: 표현하기는 멋있잖아,


리브: 멋있지. 어떤 시대가 도래했다든지, 어떤 철학자가 나와서 이전과 이후가 갈라진다라든지. 


루나: 니체가 그렇게 표현하기가 딱 좋은 철학자인 것 같아. 


리브: 이런 표현을 보통 출판사에서 좋아하지. 


루나: 아하.
리브: 책을 팔아야 하니까 이슈가 되잖아. 그런데 전문 철학자들은 그런 표현을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 왜냐면 전문 철학자들은 그 철학자가 실제로 보여준 논증을 검토하는 작업을 하지. 철학이라고 하는 것도 분과가 있어. 대표적인 것이 형이상학,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논리학 등이 철학의 대표적인 분과들이야. 


루나: 개념만으로도 어렵다.


리브: 어려움을 겪은 분들은 내 수업을 나중에 추천 드린다. 쉽게 가르쳐 준다. 이런 분과들에서 니체가 문제들에 어떻게 직접적으로 기여했는지 평가해보고 난 다음에 니체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평가할 수 있거든.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현대에 존재론에 대한 입문서를 읽거나 윤리학 입문서를 읽으면 니체가 언급이 거의 되지 않아. 의외일 거야. 굉장히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형이상학이라든지 윤리학이라든지 인식론이라든지 이런 분야에서는 니체보다 훨씬 더 기여를 한 철학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니체가 기여한 바는 그렇게 높지 않지.

Q. 철학사에서 니체가 기여한 부분은 어디야?

리브: 니체가 크게 기여한 부분은 철학의 분과가 아니라 철학의 사조지. 실존 철학. 실존 철학 분야에서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미치고 있어. 실존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실존을 담아. 실존은 내가 내 자신과 관계 맺는 것이거든. 그러니까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나 자신이 나에게 문제가 되는 유일한 존재야, 지구상에서. 내가 키우는 개가 자기 자신의 미래라든지 과거를 문제 삼지 않지.


루나: 유일한 자기반성적인 존재라는 거지?


리브: 반성적인 능력을 갖고 있지. 내가 문제야 항상.


루나: 그렇지, 그럼으로 인해서 또 세계에 참여를 하잖아. 


리브: 그렇지. 내가 문제야. 내가 문제가 된다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지. 인간이 갖고 있는 아주 특별한 능력인데, 이게 실존이란 말이야. 내가 어떻게 삶을 꾸려나갈 것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내가 받은 이 환경에 어떻게 의미부여를 하고 꾸려 나갈 것인가? 이것들이 실존에서 중요한 문제야. 


루나: 거기에는 어울리는 중요한 테마가 하나 있는 거 같아. ‘삶을 위해서’. 


리브: 그렇지. ‘삶을 위해서’, 나의 삶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니체의 영향력은 정말 엄청나다고 할 수 있지. 니체가 말했던 ‘너 자신이 되어라’라는 표현이라든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도 굉장히 많은 명언들이 나오지. 나중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할 때 이걸 다루면 되겠네. 니체는 실존 철학 분야에서 많은 기여를 했어. 독일어권에서 독일어의 문체를 업그레이드시킨 대표적인 사람으로 하이네, 괴테, 그리고 니체를 꼽아. 니체의 독일어 문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원어로 읽어볼 때, 이 사람이 언어의 천재라는 걸 알 수 있어. 독일어가 독일어가 아닌 것처럼 세련되게 구사를 한다 는 점에서 독일의 문학적인 부분에서 많은 기여를 했어. 그 외에 예술 철학, 미학 분야에 영향을 줬고, 신학에도 영향을 줬어. ‘신은 죽었다’라고 말하기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싫어하는 첫 번째 철학자가 니체 아니겠어?


루나: 니체를 읽겠다고 했을 때 얘기를 많이 들었어(기독교인들에게). 


리브: 큰일 나. 교회 안에서는 큰일 날 수 있어. 그런데 이것은 편견이야. 니체가 기독교를 비판한 이유는 이 세계와 저 세계를 나누고 이 세계의 삶을 그냥 도피하려고 하고 저 세계로 빨리 가려고 하는 현실 도피적인 성향 때문에 반대를 했던 거야. 또, 인간을 이해함에 있어서 신체와 영혼을 자꾸 나눠서 생각하려고 한단 말이지. 당시 니체의 기독교 비판 때문에 놀랍게도 20세기 많은 신학자들이 이런 이분법적인 생각을 지양하려고 해. 그래서 인간을 설명할 때도 존재론적 실체로서의 영혼과 육체를 나눠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통전적인 존재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대두됐고. 또 세계를 나누기보다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 도래한다는 생각을 많이 보여주고 있지. 니체의 신학적 기여라고 하는 것은 이분법적인 시각을 이미 그 당시에 보여줬고, 그것을 20세기, 21세기 신학자들이 극복하려고 했던 점을 니체가 먼저 통찰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루나: 중요한 지점을 지적해 줬네, 니체가.


리브: 그렇지. 오늘날 종교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니체를 멀리 할 것이 아니라 니체가 기독교를 비판한 지점을 보면 오히려 종교인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고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해.

Q. 마지막으로 <비극의 탄생>에 대한 총평을 한다면?

루나: 그러면 오늘 마지막으로 <비극의 탄생>이란 책이 니체의 삶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총평을 부탁해.


리브: <비극의 탄생>은 문헌학자로서 니체가 썼지만, 철학책을 쓴 것이야.


루나: 문헌학계에서는 이 책이 나오고 나서 외면을 받았어, 오히려.


리브: 왜냐면 문헌학 책이 아니었으니까.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담고 있는, 물론 자기만의 방식으로 변형 했지만, 형이상학이라는 것을 담고 있어. 형이상학은 존재하는 것의 가장 일반적인 본성을 다루는 것인데, 문헌학자들은 이런 것을 다루지 않아. 예를 들면, 요즘 트로트 경연대회 유행하잖아? 트로트 경연대회 나가서 랩을 한 것과 같아. 아무리 이 책이 철학책으로 좋아도 문헌학적으로는 아닌 거야. 심지어, 자기를 교수로 밀어줬던 리츨 교수마저도 등을 돌리게 돼. 이것이 니체에게 큰 상처를 줬지. 이 책은 니체가 자신의 철학적인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지, 물론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 이 두 구분은 나중에 니체가 버리고. 힘에의 의지라고 하는 하나의 개념을 가지고 통합해서 자기만의 사상을 발전시키려고 하는 시도를 보이거든. 그럼에도 이 책은 니체의 중후기 사상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그리고 이 책은 ‘왜 인간이 이러한 문명을 만들어 냈는가?’라고 하는 물음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어. 그래서 이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니체의 이야기를 비평적으로 평가해 볼 때, 굉장히 유익함이 큰 책이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거지. 

 

 


최미선 전 인문학협동조합 망원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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