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소식에 거제시민들 좌절”

이기암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3 10: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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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
▲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전 거제시의원, 전 경남도의원) ⓒ이기암 기자

 

[울산저널]이기암 기자=지난 3일 현대중공업 현지 실사단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격렬하게 반대해 실사단은 조선소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이날 실사단은 대우조선의 공장가동률, 장비운용, 선박 장비 등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노조의 반대로 실사가 이루어지지 않자 현대중공업은 재무 파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사가 쉽지 않자,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무리하게 현장 실사를 진행하지 않고 문서 실사만 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14일까지 실사가 마무리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방문했을 때 노조와 함께 대우조선 매각 반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던 김해연 경남미래발전연구소 이사장(전 거제시 의원, 전 경남도의원)을 만났다. 


Q.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서는 현대중공업이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려면 세계 12개국의 기업결합심사에서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그 중 세 나라가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조선업 경쟁국이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할 것이고, 유럽의 선주사들 입장에서는 기업이 결합하면 후에 선가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되기에 이걸 불허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기업결합심사 뿐 아니라 국내 노조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지난 3일 실사를 저지하기 위해 노조가 몸에 쇠사슬을 묶고 정문을 막았는데 경찰병력까지 출동해 당시 긴장감이 팽배했다. 그때 만약 공권력으로 진압하려고 했다면 대우노조는 바로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대우조선은 LNG선, 잠수함, 군함 등의 건조기술이 세계에서도 독보적으로 앞서 있다. 이를 보기 위해 현대중공업이 실사를 하려는 것 아니겠나. 실사의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 대우조선에 대해서 자기들이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Q.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을 위해 서두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아마도 산업은행은 조선업 경기가 그나마 좋을 때 대우조선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한 거 같다. 대우조선이 산업은행의 경영관리를 받고 있는데, 3년 흑자가 나면 관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대우조선이 2017년에 8600억, 2018년에 1조200억 흑자가 났다. 올해도 8000억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관리에서 손을 떼야 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매각을 하는 것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한 거 같다. 매각과정도 정당한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쉽게 말해 대우조선 한 번 맡겨볼 테니 운영 한 번 해봐라 이거다. 잘 되면 돈 주고 안 되면 말자 이런 식이다.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인가.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에 당장 들어가는 돈이 4000억이라고 한다. 대우조선은 그동안 인도되지 않았던 계약들이 올해 인도가 돼서 들어올 현금이 2조7000억 정도로 예상된다. 이걸 알면서도 4000억에 준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한 마디로 특혜라고 본다.

Q. 거제시민들은 대우조선 매각 소식에 충격을 받은 거 같은데?

조선업 경기가 한 동안 안 좋았다가 올해부터 다시 살아나려고 했다. 시민들은 거제 경기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설 명절 전에 대우조선을 매각한다고 발표가 난 것이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거제 경기는 다시 얼어붙었다. 부동산에 가보면 아파트 사려는 사람이 아예 없다. 대우조선 매각은 거제 경기가 되살아나려는 시점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거제의 경제는 75%가 조선산업과 관련돼 있는데 정말 걱정이다.

Q.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두 노조가 기를 쓰고 반대하고 있는데, 결국 회사 뜻대로 될 것이라고 보는가?

쉽지 않을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국내의 문제들은 해결할지 모르겠지만 기업결합심사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독일과 벨기에 등으로 갔는데, 독일정부에서 그 다음날 기업결합심사를 정말 철저히 할 것이라고 공식발표한 것으로 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고용보장을 약속하면서도 또 다른 얘기로는 완전고용을 보장한다고는 장담 안 하더라. 은행에서 무슨 고용을 보장할 수 있겠나.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산업은행장에게 질문하니 50%정도 자신한다고 하더라. 50% 장담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리고 양 기업이 합치게 되면 당장 인사, 총무, 설계 등 분야에서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인력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거제지역 내 대우조선 협력회사가 사내에만 150개 정도 되고, 경남지역을 주축으로는 1700개가 있다.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과 달리 90% 이상을 외부기업으로 발주한다. 단순히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남 전체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본다.

Q. 울산에서는 송철호 시장까지 나서서 본사 이전을 반대했고, 노조는 분할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에 대해 거제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시에서는 계속 노코멘트 중이다가 11일 변광용 거제시장이 대우조선매각과 관련해 매각절차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하는 반대입장을 냈다. 변 시장은 입장문에서 대우조선매각은 거제시의 요구에 대해 아무런 응답 없이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일방적으로 매각절차를 강행하고 있고, 이에 거제시는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변 시장의 이 같은 매각반대입장이 좀 늦은 감은 있지만, 분명한 매각절차 중단 및 반대입장을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의당, 노동당, 민중당 등 거제 내 정치권들은 노조의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다. 민주당도 당론으로는 정해져있지 않지만 개별적으로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지난달 23일 ‘대우조선동종사매각반대지역경제살리기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해 시민과 노동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조선 매각 반대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시민대책위는 시민단체와 관변단체 등 총 180개 단체가 참석하고 있다. 또 대우조선이 있는 옥포지역에서도 4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집회를 열었다. 일단 현대중공업의 실사는 실패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대우조선 각 문을 지킬 것이다. 실사 저지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대우조선 매각이 철회될 때까지 천막농성을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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