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반구대암각화는 적벽대전 중, 갈등의 방관자 한국수자원공사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 기사승인 : 2019-08-21 10:45:01
  • -
  • +
  • 인쇄
연중기획-대곡천 암각화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조만간에 문화재청과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만나 MOU을 체결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포함돼야 한다. 문화재청과 울산광역시의 물고문 현장에는 방관자 같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있다. 문화재청이 수위를 낮추고 사연댐 수문을 설치하자는 권고에도 울산광역시는 물 지원 없이는 불가하다며 보란 듯이 수장시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수자원공사는 묵묵부답이다. 사연댐 해체에 대한 해답은 내놓고 있지 않다. 암각화 보존과 매장문화재 발굴도 없이 54년간 물에 빠뜨린 주역임에도!
1962년부터 조성된 사연댐은 매장문화재 발굴은커녕 지표조사조차 생략된 채 진행됐고, 곡연골, 반연골 주변의 아름다운 암석을 파괴시켜 사연댐의 제방 석재로 활용했다. 댐공사의 경험이 전무한 당시로는 지나치게 육중하게 설계돼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로 진행된 것이다. 슬림한 소양강댐을 비롯한 인근 밀양댐, 운문댐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반구대암각화는 1971년 학술발견 이후 24년만인 1995년에 국보 제285호로 뒤늦게 지정됐다. 문화재청과 한국수자원공사의 힘겨루기 내막이 궁금해지기만 하다. 수자원공사는 암각화와 문화경관 지역을 1965년 담수 이래 54년간 물에 수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국보의 훼손의 당사자임을 간과할 수 없다.
문화재청은 암각화 보전 용역의 1순위였던 수문 설치에 대해 일관되게 요구했다. 울산광역시는 2,3순위였던 생태제방안, 우회로 설치안을 강행하려 했고, 카이네틱댐 가변형 임시 물막이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동안 물 프레임에 갇혀 역행한 사례다.


2013년 수리모형실험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수문 설치 시 암각화가 물에 잠길 수 있고 거세진 물살이 암각화를 치게 돼 훼손된다는 용역보고가 있었다. 이 얼마나 허구인가? 구멍 난 독에 물 붓기도 모른다는 것인가? 그냥 구멍도 아닌 수문이다. 반구대암각화를 새긴 선사인들은 암각화 보존을 위해 물길과 멀어진 위치를 택했다. 2013년 학술발굴조사 당시 드러난 옛 물길이 이를 반증한다. 소형급 태풍에도 쉽게 잠기는 근본 원인인 퇴적물 준설을 하지 않아서다. 


대곡천은 평상시에는 연중 가물어 있다가 태풍 시에만 잠기게 된다. 물고문의 그 중심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어떤 역할이었는가? 운문댐의 유입으로 울산권지사의 세수입 감소를 걱정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동안 울산지역에 사회적 책임을 다했을까?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10%의 기금을 활용한 사연댐 박물관을 조성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수자원공사가 사연댐을 대체하는 대곡댐이 있음에도 담수 기능을 다한 노후 사연댐에 미련을 두는 진정한 이유는 뭘까? 울산권지사는 울산시의 결정에 따른다고 했다. 역시 방관자의 답변이다. 수자원공사 용역 결과 사연댐은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용역보고서를 제시해야 한다.


수자원공사는 더 이상 방관자여서는 안된다. 암각화 보존을 위해 2004년 대곡댐이 이미 조성됐음에도 담수량이 많지 않은 사연댐의 용수에 미련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댐의 물이든 낙동 유입 혼용수든 수돗세만 챙기면 된다는 자세에서 벗어나길 청한다. 이젠 수자원공사가 지역사회공헌 면에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사연댐까지만 연결되는 관로를 대곡댐에도 조속히 연결해야 한다. 울산의 물 자원이 방출되는 운문댐과 밀양댐의 상류에 취수관로를 묻어 대곡댐으로도 유입되는 용역 검토가 필요하다. 


암각화 보존과 매장문화재 발굴을 위해 담수량이 부족한 사연댐의 해체는 불가하다. 차선책으로 수문 설치를 한다면 2013, 2018년의 암각화 학술발굴 당시 드러난 옛 물길 47m 이하로 사연댐 여수로를 낮추고 그 아래에 수문을 설치해야 한다. 근본적인 사연댐 해체 용역서를 제시해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방관자적 수자원 행정에서 벗어나 인근 댐의 유입에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용역서의 제시로 울산광역시가 소신 있게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이 요구된다.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저작권자ⓒ 울산저널i.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오늘의 울산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정치

+

경제

+

사회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