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개미자리-솔개해수욕장

김묘정 / 기사승인 : 2020-07-31 10: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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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과학교육연구소 공동기획
울산연안 특별관리해역 연안오염총량관리 / 울산연안 지역역량강화사업
바다에서 본다-울산연안 생태문화 에세이-식물

계곡이나 바다나 왜 개인에게 바로 닿아 있는 곳에 상업권을 허가해 주는지 모를 일이다. 공유의 공간인데 계곡도 바다도 펜션이나 가게, 식당, 카페가 있으면 그쪽 공간은 갈 수 없다. 왠지 사유지가 되어 버린 듯. 


솔개해수욕장 바로 옆 펜션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나왔다. 쯧. 우리나라 해안의 전체적인 문제인데 해변 너무 가까이 도로나 건물들이 들어서서 모래톱과 몽돌 해변이 사라지고 있다. 가파른 모래톱이 되고, 도로가 파도에 자꾸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진하해수욕장도 여름 준비에 모래를 다른 곳에서 가져와서 들이붓고 있었는데 이곳 솔개해수욕장도 사변이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래도 제일 먼저 갯메꽃과 갯무가 반겨줘서 고마웠다. 바다에 온 것 같다. ‘갯’이 주는 반가움에 기수지역을 다녀와서 좀 시무룩했던 마음이 덜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텐트가 해변에 제법 있었는데 밀려온 해초와 쓰레기가 엉켜 해변에 가득 있었는데 자신들이 세운 텐트 주변을 치우지도 않은 채 아이들과 음식을 해 먹고 놀고 있었다. 바닷가에 쉬러 왔을 텐데 쓰레기가 있는 건 이미 당연한 걸까? 아기들도 있는데. 갑자기 들은 말이 생각이 났다. ‘깨끗하면 쓰레기를 못 버리고 더러우면 더 버리고 간다’고. 이미 텐트 주변에는 썩은 양파가 들어 있는 양파망과 과일 포장재, 비닐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갯식물들은 사람들의 발길을 피해서 조금 자라있었고 해변 주위엔 해초와 쓰레기와 사람들이 가득했다.

 

▲ 텐트 주변에 해초와 쓰레기가 그대로 있다.

간단히 식사하고 나오는데 반가운 식물이 있었다. 큰개미자리. 갯개미자리였으면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갯개미자리는 심지어 제주도 특산이다. 개미자리는 전국에 흔하게 보이지만 큰개미자리는 개미자리보다 잎이 두껍고 해안가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개미가 다니는 자리에 많다고 해서 개미자리인데 발견한 곳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 풍성하게 자리 잡고 있진 않았다. 잡초라고 뽑아 버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큰개미자리를 다시 살펴본다.

 

▲ 해안가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큰개미자리

해변에 많이 있을 것 같은 식물하면 해당화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혹은 소나무. 사실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갯’이 붙은 바닷가 식물들을 모른다. 푸른 바다에 관심이 있지 낮게 자라있는 식물들은 그냥 똑같은 풀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안타까운 것은 해변에 들어서는 도로와 건물들 때문에 염생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변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큰 요인이다. 사람들이 묻혀 온 풀씨들이 점령하고 바다의 식물들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사초과인 갯보리사초, 통보리사초 등 사초과 식물들이 사라지면서 모래의 유실도 더 빨라지고 있다. 생태계의 연결고리가 여기서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다. 강에 댐을 쌓으면서 모래와 자갈이 운반되는 양이 크게 줄었고 사람들이 해변 근처에 건물(아파트 등)을 지으면서 주 모래 공급처인 사구를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사례를 들자면 아프리카 토고 해안은 이웃나라인 가나의 볼타강에 아코솜보댐을 지은 1961년부터 해변이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졌다. 1년에 40미터씩 줄어들면서 해안도로를 두 번이나 육지 쪽으로 옮겼다고 한다.

 

▲ 파도에 밀려온 해초에 쓰레기가 엉켜있는 해변

‘해변이 정말로 사라지고 있을까?’ 작가 롤랑 파스코프의 책에 보면 해변을 보호하는 방법 중 하나로 사구가 있는 지역의 개발 중단과 해당 지역의 사구가 손실되지 않도록 식물을 심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름다운 모래벌판이 있는 해변을 가까운 미래에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훼손되는 건 금방이고 되돌리는 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람들이 이런 아름다움을 누리려면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이 날따라 왜 이렇게 바다는 푸른지…


글, 사진 김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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