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없는 국회 의정활동 불가능하지 않다

최병문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6-26 10: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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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정치칼럼 ‘사람세상’

“나라가 망해도 좋다. 우리가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면.”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주저 없이 이러한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24일 오후, 국회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80여 일간 공전 중이던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고 7월 19일까지 6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불과 2시간 후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직접 서명한 합의문 추인을 거부했다.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 정면으로 배반당한 것이다.


또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사건, 붉은 수돗물 사태 관련 상임위 등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해 대여 투쟁을 하겠다는 후안무치한 결정을 내렸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당 간 갈등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예산과 법안 심의라는 국회의 기본적 책무를 도외시하고 원외에서 수개월째 국정을 훼방 놓는 투쟁만 일삼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모럴 해저드의 전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보수세력은 전가의 보도처럼 안보장사를 또 시작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친서 교환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임에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계속 공전되고 있다. 안보정당을 자임하는 자유한국당이 앞장 서 긴급대책회의라도 요구해야할 상황인데도 말이다. 


천안함 사건 경계 실패는 지휘관들 승진으로 격려했던 자유한국당이, 삼척항에 입항했으나 우리 군이 발견하지 못한 목선 한 척을 두고 ‘구멍 난 군사 경계! 청와대 은폐조작!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를 내건 장외투쟁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온갖 억지들이 쏟아져 나오는가 했더니 급기야 남북 사이 전쟁 종식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인 ‘9.19 남북 군사합의’ 폐기까지 주장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국가 안보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남북의 평화 의지를 폄하하고 정부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술수를 부리고 있다. 근거 없는 안보 불안으로 국민을 겁박하고 보수표를 모으려는 낡은 수법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텐데 말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기침체 우려에 신속히 대응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당연한 책무 이행을 위해 추경 재정 필요를 역설하고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 정부는 6조7000억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제출했으나 자유한국당은 추경이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한 선심성 퍼주기 예산이라고 주장하며 본회의 처리를 외면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6월 21일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추경예산안 처리방안’에 대해 질문한 결과 ‘산불과 지진 피해보상은 물론, 일자리 대책까지 포함되어 있는 만큼 신속하게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의견이 56.2%였고 ‘재난, 재해 예산은 일부이고 대부분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인 만큼 재난과 재해 예산만 따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37.3%로 나타났다.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이 났다. 수많은 국민들이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과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민심의 엄중함을 깨닫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절충안를 깨버린 자유한국당에 남은 선택은 이제 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하든가 아니면 내년 총선까지 국회 밖에서 황교안 대표의 대권 행보나 따라다니든가이다.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회의원 월급은 1150만 원으로 의정활동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봉급(기본급) 675만 원, 입법활동비 313만 원, 특별활동비 87만 원 등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앞에서 ‘놀고 먹는 세금도둑, 자유한국당 의원 112명을 오늘부로 해고한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들의 들끓는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 


국회는 더 이상 자유한국당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 자유한국당의 국회 선별 등원은 독선적이며 소모적인 정쟁만 계속하겠다는 민생불참 선언이므로 결코 받아줘서는 안 된다.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 등 정당들은 당장 국회법대로 상임위 개회 요건을 갖춰서 회의를 열고 실질적인 법과 예산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불가피하다면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거침없는 의정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자신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해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병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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