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해체는 세계유산을 품는 의지, 사연댐 수문 설치는 국민신뢰의 약속”

이기우 사단법인 해돋이관광협의회 이사장 / 기사승인 : 2020-08-20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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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K寶庫 큐레이팅하다

반구대암각화 보존 관점에서 차선책인 수문 설계 용역 돼야
▲ 우측 시작 꽃사슴 전령부터 좌측 켈프 나팔 부는 사람까지. ⓒ김경상 한류문화인진흥재단 홍보대사

 

 

울산시는 문화재청과의 수문설치 교류협약 후 그 첫 단계 실행을 위한 설계 용역이 진행돼야 했는데, 9월 추경을 확보해 수문 설치 용역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약 후 1년 만의 거북이 행보다. 수문 설계 용역도 하기 전에 나온 울산연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사연댐 수문 설치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침수 피해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편협된 보고서는 정책의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른바 사이펀 소동이 그 해프닝이라 볼 수 있다. 


경제용어에는 사이펀 경제(siphon economy)와 깔때기 경제(funnel economy)가 있다. 부의 분배를 의미하는 사이펀 경제와는 그 반대인 깔때기 경제는 부가 소수에게 편중돼 부정적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사이펀 설비를 구축하는 흉물보다 일시적으로 양수기 수백 대를 동원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긴 상태를 한시라도 줄여보자고 고민 끝에 나온 사이펀 설치 제안이겠지만, 본질적인 해법과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볼 때 조급함이 없지 않다. 


예로부터 언양은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수려한 산을 발원지로 많은 지류들이 모여 울산을 비롯해 양산, 밀양, 청도 등지 실개천으로 흘려보낸다. 울산의 태화강은 가지산·간월산 지류, 신불산의 신화리 지류, 정족산의 대암댐이 합수돼 동해로 보내진다. 이들 방출수의 확보는 곧 울산의 수자원 자급자족이 된다. 묵장산·천마산 지류인 대곡댐과 고헌산·백운산·고운산의 대곡천 사연댐은 태화강과 단절됐지만, 사연댐이 월류할 때만 합수된다. 


대곡천이 역대급 범람했던 작년 10월 태풍 ‘타파’에 이어 10일 간격으로 태풍 ‘미탁’이 들이닥쳤다. 인보리와 구량리의 마병천과 반곡천, 태길리의 옹태천으로 유입되는 물이 대곡천 사연호로 합수됐고, 여기에 만수위가 된 대곡댐이 초당 150톤의 물이 월류해 포은 정몽주가 유배지의 시름을 달래고 고뇌했던 반구대 앞의 벼랑 끝까지 범람했다. 반구대암각화 앞의 망원경이 설치된 펜스까지 육박했다. 사연댐은 초당 400톤의 물을 쏟아냈다. 


보고서에서 윤영배 박사는 “사연댐에 수문을 달면 반구대암각화 침수 저지선인 53m 이하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항시 물을 방류하게 되기 때문에 태화강 수위는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사연댐은 다년간 평상시에도 48m 이하로 유지한 것은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한 문화재청의 권고를 수자원공사가 고려한 것이다. 그럼에도 울산연구원은 53m를 기준했다. 사연댐-여수로의 고도를 하향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문 설치를 한다고 가정한 것일까?


수문 설계 용역을 앞둔 시점에 수문 설치가 태화강국가정원 범람의 주원인으로 각인시켜 마치 사연댐 수문 설치 불가라는 가이드라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울산연구원은 이번 보고서 말미에 ‘사연댐 수위 조건에 따른 암각화 보존과 국가정원 침수 관계 검토를 위한 추가 연구 필요’라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태화강 범람이 인명 피해, 재산 피해의 측면에서 생태환경보다 우선한다면, 태화강의 특정 구간별 준설을 비롯한 대안댐에 대한 승고와 넓네골 일원에 대한 지하 저류시설 조성, 울주군 두서지역 농가의 하수관거 설비의 실태 점검들이 다뤄져야 한다. 


국민들과 울산시민들은 사연댐이 생활용수를 공급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연댐은 직수관로가 없는 대곡댐이 방류한 물을 천상정수장으로 전달하는 수로 역할을 할 뿐이다. 남구, 동구, 울주 지역에 공급되는 생활용수는 회야댐, 대암댐의 물과 낙동강 혼합수다. 사연댐(대곡댐 포함) 물은 중구, 북구, 범서, 언양 지역에 공급되고 있을 뿐이다. 운문댐의 물이 필요한 것은 반구대암각화를 구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연댐이 담수 기능이 상실돼 다양한 생활용수를 확보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대곡천의 사연댐이 평상시 물이 없는 지역이지만, 사연댐이 생긴 이래 토사가 쌓여 쉽게 물에 잠긴다. 울산은 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물이 풍부하지만 수자원으로 활용을 제대로 못할 뿐이다. 혈세로 운문댐의 생활용수 유입이 아니라 태화강 물의 재활용이 필요하다. 작년 태풍 ‘다나스’ 때 사연댐의 방류는 2만 톤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다가올 태풍 대비에 소홀히 한 것으로 봐야 한다. 사연댐과 대곡댐의 월별 방류량의 비교는 온당치 않다. 왜냐하면 우기철을 제외하고는 사연댐에 유입되는 물은 대곡댐에서 방류하는 물의 방류량에서 보듯 결국 대곡댐의 물이 주공급원이다.

 


수문 설치 용역은 반구대암각화 보존이라는 유네스코 정신에 부합되는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다뤄야 한다. 대곡댐~천상정수장 직관로 연결, 사연댐-여수로의 해발고도 하향에 따른 적합한 고도 설정, 고도 하향에 따른 방수로 기능의 극대화 방안, 최하단 수문 위치 및 규모 설계와 실행 방법 및 시공 절차서, 수문 설치와 병행한 준설 작업, 태풍 및 태화강 만수 시 수문의 운용 방법 매뉴얼, 태화강과의 홍수 조절 기능, 수문 설치에 따른 효과, 지난 3년간, 5년간 월별 하루 평균 방류량을 빅데이터로 한 태풍 전후의 최상적 방류 매뉴얼 개발들을 전문지성으로 담아내야 한다.


울산연구원 보고서에서 언급한 53m 제시는 어떤 의미일까? 무엇보다 주암면만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나 주암면이 수평이 아닌 좌상우하의 모양새다. 또한 회화로 본다면 그림 주변의 여백까지 캔버스에 해당된다. 과연 이를 인지했을까?, 부유물로 떠다니는 생활쓰레기들이 오랜 수몰로 약해져 있는 암면과 부딪치게 된다면 치명적인 훼손이 된다. 또한 암각화 하단부 전반에 걸쳐 깊게 패인 골은 박리와 박락에 취약한데 주암면이 아니니 물에 수장시켜도 된다는 발상이다. 작년의 태풍 ‘미탁’ 때 사연댐 만수위 60m를 넘긴 62m 이상의 물이 담수됐던 경험치에서 안전율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주암면 53m만 고집한다면 무책임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암각화 보존을 위해서는 우선 수위 조절을 위한 사연댐-여수로의 48m 고도 하향이 절실하다. 


이집트 아스완 하이 댐 누비아 유적, 포르투갈 코아 암각화를 지켜냈듯이, 대한민국도 한민족 문화의 원형인 반구대암각화를 비롯한 대곡천 선사시대 문화존 층까지 온전히 발굴해야 한다. 사연댐 수문 설치는 국민 신뢰의 약속 이행이 되며, 사연댐 해체는 세계 유산을 품는 의지다. 선사인의 뜨거운 가슴과 열정을 식힐 수는 없다. 암각화는 헤엄치지 못한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가? 당신은 진정코 나를 사랑하는가?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 사단법인해돋이관광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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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사단법인 해돋이관광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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