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반가운데 어딘가 아쉬운 <알라딘>

배문석 / 기사승인 : 2019-06-13 10: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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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애니메이션을 2019년 실사영화로

 

디즈니의 명작 애니메이션 실사영화 제작은 멈춤이 없다. 이번에는 <알라딘>이다. 1992년에 제작돼 북미를 비롯해 전 세계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에서도 10위안에 들었으니 추억이 물씬 돋는 작품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알라딘의 램프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야기꾼이 사막 나라 아그라바 왕국으로 이끈다. 좀도둑 알라딘이 자스민 공주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마법사 자파에게 잡힌 뒤 마법 램프를 찾는 과정도 그대로다. 램프 주인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의 등장, 자파와 알라딘의 대결까지 기억 속 모험이 실사로 전개될 때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사영화로 만들면서 특징을 꼽자면 ‘원작과 똑같이’라는 것. 제작기획이 이만큼 단순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실현과정에서는 크게 두 가지가 요구된다. 원작과 흡사한 외모의 주인공을 발탁해야 하는 게 첫 번째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애니메이션이어서 쉽게 가능했던 원작의 상상력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자연스럽게 재현해야 하는 것이다.


주인공부터 살펴보면 먼저 지니가 합격이다. 이미 여러 코미디 액션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윌 스미스가 본인의 끼를 잔뜩 뽐낸다. 뮤지컬 형식이어서 더 중요했던 노래 실력도 그럴 듯하다. 원작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던 로빈 윌리암스와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었다. 자스민 공주 나오미 스콧도 마찬가지다.

 


실사로 구현된 ‘아그라바’ 왕국은 조금 더 화려해졌다. 특히 지니를 만난 뒤 알라딘이 왕자로 변신해 행진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지니가 보여주는 화려한 개인기와 자파와 대결 장면도 굳이 흠잡을 곳이 없다. 또 다른 즐거움은 알라딘의 단짝 원숭이 아부와 마법 양탄자의 깜찍한 조합이다.


이 많은 장점들에도 원작의 감동을 뛰어 넘어섰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아무래도 원작의 실사 재현이란 기획이 너무 단순했다. 어느 것도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귀에 익은 OST와 눈에 익은 장면이 계속되면 감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니는 빛이 나는데 정작 남자주인공 알라딘은 그렇지 못했다.

 


이집트 배우 메나 마수드는 외모가 원작과 닮기는 했으나 매력까지 옮길 수 없었다. 몸은 재빠르지만 연기는 평범해서 극의 흐름을 온전히 살려내지 못한다. 자스민과 함께 등장하면 더 묻혀버린다. 마지막으로 공주라는 이유로 왕위 계승자가 되지 못한다는 자스민이 벽을 부수는 시대 변화를 반영했지만 어설프게 다뤄진다. 원작의 경쾌함을 따라 여러 이야기를 생략하며 급하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즈니 실화영화는 계속된다. 다음 순서는 <뮬란>이다. 중국 남북조시대 흉노와 벌어진 전쟁에 참전하는 여성 주인공 뮬란이 주인공이다. 1998년 작품으로 실사로 만드는데 촬영은 다 끝났고 후반 작업이 한창이다. 2020년 3월 개봉 예정.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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