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자, 복지가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이승진 울산공익법률원 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장 / 기사승인 : 2020-07-08 10: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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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코로나19에 따른 소득불평등과 긴급복지지원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작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인 가구 이상의 소득은 월평균 477만2000원으로 전년도 같은 분기보다 3.6% 늘었다. 그러나 소득하위 10%의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반면 소득상위 10%는 7% 증가했다. 수치에서 나타나듯이 저소득층은 소득이 줄고 고소득계층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소득불평등이 더욱 심화됐다. 소득재분배를 고민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긴급복지지원제도 요건을 추가로 완화하고 기한을 연장하는 배경에 이런 고민이 엿보인다. 


정부가 이 제도의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안전망을 좀 더 확충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3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오는 7월 31일까지 한 차례 완화한 지원기준을 이번에 추가로 완화하고 기한도 12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사회보장 정책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생계를 책임지는 주소득자의 휴업과 폐업, 실직 등으로 생계곤란을 겪거나 지진이나 화재로 위기상황에 처한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제도다. 여기서 저소득층 기준은 가구 소득이 중위소득의 75% 이하여야 하고, 재산기준은 울산처럼 대도시인 경우 1억8800만 원 이하, 농어촌 지역은 1억100만 원 이하가 기준이다. 금융재산은 500만 원 이상의 잔고가 남아 있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긴급복지지원을 받으려면 위기상황과 소득, 재산 기준에 모두 부합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조치는 재산기준의 완화다. 그동안에는 실직이나 사업 부진으로 생계가 어려운 사람이 긴급복지를 신청해도 지원받기 어려웠다. 위기에 처해 있고 소득기준을 충족해도 재산기준이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연말까지는 재산을 산정할 때 농어촌과 중소도시, 대도시별로 3500만∼6900만원을 차감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울산시민은 재산기준이 1억8800만 원이 넘으면 긴급복지를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연말까지 ‘기본재산 공제액’ 6900만 원을 추가로 받으면 2억5700만 원 이하로 완화된다. 농어촌 주민은 1억100만 원에서 1억3600만 원 이하로 완화된다.


금융재산의 경우 그동안에는 500만 원(주거지원은 700만 원)을 넘으면 긴급복지를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제비율을 65%에서 100%로 완화했다. 금융재산이 있어도 전체 재산 요건에 맞고, 소득이 낮으면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신청 후 2일 이내에 생계·주거·의료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4인 가구 기준 생계지원은 최대 6개월간 월 123만 원이다. 가구원수가 많으면 그만큼 금액이 늘어난다. 필요하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연계할 수도 있다. 의료지원은 1회당 최대 300만 원이다. 주로 입원비 가운데 자기 부담금을 지원한다. 연간 2회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해산비는 70만 원(2인 140만원), 장제비는 80만 원을 지원한다. 초·중·고등학생은 교육 지원비를 받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동절기 연료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긴급복지지원은 구·군청에 신청하면 된다. 야간이나 주말에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국번 없이 129로 전화하면 된다. 이후 담당공무원은 해당 가구 금융재산을 확인한 후 소득과 재산을 조회해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선지원 후조사’ 원칙에 따라 접수 후 48시간 안에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24시간 안에 지원하도록 돼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대부분 소진되고 있는 지금 자신과 가족들이 긴급복지지원 대상이 되는지 확인해 보자. 코로나19는 누구라도, 언제라도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위기상황이라고 판단되면 본인과 가족과 이웃을 해치기 전에 구청이나 군청을 찾아가자. 긴급복지지원 대상이 될 수 없더라도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달리 지원할 수 있는 복지정책이 있을 수 있다.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할 수도 있다. 기억하자. 복지가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이승진 울산공익법률원 설립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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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울산공익법률원 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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