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의 난제 ‘기초학력 보장’ 어떻게 풀까?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20-09-10 10: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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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21대 국회에 ‘기초학력보장 법률안’이 민주당 강득구, 박홍근 국회의원에 의해 각각 제출됐다.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기초학력보장법’이 제출됐다는 것은 민주당 안에서는 이 법률안에 대해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 교육계에서는 이견이 팽팽하다. 이 법안이 발의되자 교총과 교사연맹노조는 환영 논평을 발표했고 전교조는 기초학력보장법안을 폐기하고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사회적 협의기구부터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사실 기초학력 보장의 문제는 교육계의 오랜 난제다.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교육계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단순한 처방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기초학력 보장 문제는 교육계가 해결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문제임에도 쉽게 해결하고 있지 못한 것은 기초학력 결손 문제가 사회문화 역사적인 종합적인 문제인데 그 해법을 학교 안에서만 찾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발의된 ‘기초학력보장법’은 기존 초·중등교육법을 넘어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초학력 보장 문제는 언젠가는 논쟁의 대상으로 떠오를 주제였다. 일제고사와 부진아 교육이라는 단순 해법으로는 기초학력 보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은 확인했지만 다른 대안이 도입돼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제도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정책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종합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그런데 청와대, 교육부, 정부·여당 어디를 둘러봐도 종합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점이 가장 안타까운 지점이다. 이번에 발의된 ‘기초학력 보장법’은 얼마나 교육계와 소통하고 발의했을까? 학문적인 연구와 객관적인 통계자료, 현장 교사들의 실천적 연구를 살펴보고 준비했을까?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런 문제를 정략적으로 다루면 학교 현장에 도움이 되지 않은 정책이 논란만 일으키다 에너지만 소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초학력 보장 문제는 학교와 사회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먼저 기초학력 보장과 관련한 정책은 학교에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어야 한다. 전남교육청의 기초학력보장 전담교사제가 그런 정책일 수 있다. 1교실 2교사제와 같이 명확하게 학교에서 이 문제를 전담할 교사를 추가배치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정책을 추진할 때 현장과 협의와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하면 정책효과가 반감될 수 있으니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현장 교사들의 요구로 이런 정책이 추진되게 된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학교와 관련한 정책 중에서 두 번째는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과 진단 도구가 개발돼 보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단을 시행하는 교사에 대한 연수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초 문해력에 관한 연구와 교육계 내 합의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사 연수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 안에서 이 문제를 공적인 체계에서 다룰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기초학력 보장 문제가 학교 내에서 주요한 담론으로 다뤄질 것이다. 아직 현장은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과 진단 방법 및 기초문해력에 대한 관점이 일제고사 반대운동 당시의 관점에 머물러 있다. 기초학력, 기초문해력은 매우 복잡한 개념이다.


기초학력 보장은 학교에 투여되는 정책만으로는 절대 해결하기 어렵다. 기초문해력의 뿌리는 취학 이전에 대부분 결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초학력 보장 문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협력체제를 잘 만들어 취학 이전 시기에 기초문해력의 뿌리가 잘 발달하도록 사회시스템을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 문제는 종합적인 사회복지의 문제와 연결되고, 직장 내 육아시간의 문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육과정, 마을 교육 생태계의 문제와 연결되는 문제다.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서 우선 도입할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해 보면 이렇다. 부부가 결혼을 준비할 때와 출산 전에 아이 양육과 관련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는 것이다. 이 연수를 이수하고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는 가정에는 3년간 기본소득을 지급해 안정적으로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한다면 기초학력의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출산의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초학력 보장 문제는 학교와 사회라는 양 측면에서 접근할 때 해결할 수 있다.


도상열 두동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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