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언제까지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여야 하는가?

박준석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 기사승인 : 2019-06-26 10: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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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500만 노동자와 100만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표하는 위원장을 국회 앞 집회에서 일어난 우발적 폭력에 대한 대표자로서의 책임을 물어 구속시켰다. 애초에 정부와 정치권이 최저임금체계와 탄력근로제에 대한 법안 개악을 노동자들이 반대하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려고 하지만 않았더라도 민주노총이 집회를 열지도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에게 뇌물을 주어 구속됐던 재벌 총수는 석방했다. 물적분할이라는 방식으로 세금을 제대로 내지도 않고 경영권 승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정치권이든 시민사회나 노조 등 이해관계자뿐만 아니라 우리사주, 국민연금, 일반주주 등의 통제조차도 받지 않고 재벌총수가 기업의 이익을 마음대로 빼갈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어 주었다. 재벌개혁이 아니라 재벌개악의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노동자들에겐 ILO조약 비준,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교조 합법화를 미루기만 하더니 노동자의 대표를 정권과 수구 보수언론, 검찰과 법원이 한통속이 되어 구속으로 몰고 갔다.


민주노총의 국회 앞 집회는 ILO조약의 비준을 촉구하는 내용도 있다. ILO조약은 결사의 자유 등 그야말로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집회결사의 자유와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나라 대한민국은 아직도 국민의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이자 노동자의 기본권인 단결권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삼성은 국내에서도 무노조경영으로 수십 년간 노동자들로부터 피눈물을 짜내었다. 최근 삼성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 세계 각지의 삼성공장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결사의 자유를 짓밟아 국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기업이자 초국적 기업인 삼성의 이러한 행태는 대한민국 사회의 정치권력과 법조계 및 언론이 이 저질스런 노동천시문화를 지탱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농자 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이 나라의 근본이고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들을 천시한다면 결코 미래가 밝을 수 없다. 국제적 기준도 헌법의 상식도 무시하고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으니 삼성이 나라 밖에서까지 물의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세계노동권권리지수를 조사한 140여개 나라 중에 하위 30개국(5등급, 노동권이 지켜질 보장이 없는 나라)에 세계경제력 10위권인 대한민국이 포함돼 있다. 노동자 대표의 구속으로 이전의 정권이나 지금의 정권이나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에는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재판거래로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은 사법부나 노동자의 대표를 또다시 구속한 사법부나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더욱이 ‘도망할 염려가 있다’라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한 대목에서는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재벌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노동자들에겐 투쟁만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도록 몰아간다면 노동자들이 선택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박준석 전 민주노총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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