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 채식가족의 딜레마

이영미 채식평화연대 대표 / 기사승인 : 2020-07-16 10: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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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밥상

온 생명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름, 그 가운데 장마철입니다. 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 호박 등 열매들이 알알이 영글기 시작합니다. 깻잎, 비름나물, 민트, 싸리비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옥잠화, 금잔화, 수세미, 분홍달맞이꽃, 백합, 한련화, 상사화 갖가지 꽃들을 보는 즐거움이 큽니다. 아아 여름이 주는 축복입니다. 그러나 여름이 주는 축복을 받는 채식가족의 황토집 여름 시골살이는 만만치 않습니다. 모기, 지네 그리고 이름 모를 벌레들과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다른 존재와의 공존을 위해 채식을 선택했고, 가족들도 최소한 집에서는 채식합니다. 먹고, 입고, 신고 생활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동물의 고통에서 나오지 않는 것들로 선택하지만 윙윙 날아다니며 피를 빨아먹는 모기, 깊은 밤 사각사각 소리로 잠을 깨우거나 이불 속에서 깨무는 지네, 천정과 바닥에서 꿈틀꿈틀 기어 다니는 벌레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숲속에 살면서, 허술한 황토집에 살면서 소독약을 뿌리지도 않는데다가, 황토벽 틈새를 제대로 보수하지도 않으니 장마철에 집안으로 들어오는 벌레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는 울면서 우리 집인데 왜 벌레들이 들어오느냐고 합니다. 아아 우리 집이란 건 인간끼리 통하는 이야기고 벌레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죠. 모기는 그물망으로 잡아서, 지네는 빨래집게로 잡아서, 꿈틀꿈틀 벌레는 쓰레받기에 쓸어 담아서 밖으로 내보내면서 제발 좀 집안으로 들어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합니다. 향을 피우기도 하고, 제습기를 틀기도 하고, 목초액을 뿌리기도 하지만 본래 자연이 집인 벌레들의 출입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향이 강하거나 벌레를 쫓는다는 풀들을 텃밭과 집 둘레 곳곳에 심기도 하지만요.


집 안에는 들어오지 않으나 스르륵 지나가는 뱀, 채소들을 뜯어 먹고 가는 고라니, 처마 밑에 집 짓고 살기 시작하는 벌들을 보면서 그들과 얼만큼 공존할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가시가 많은 골담초 가지를 잘라서 모종 근처에 세워두기도 하고, 벌집을 떼어내기도 하면서 미안하다고…


마을 밴드에서는 농장에 들어오는 멧돼지를 총으로 쏴 죽이는 이야기, 반려견과 산책할 때는 꼭 목줄을 해 달라는 이야기들이 올라옵니다. 축사의 소들은 당연한 듯이 묶여서 갇혀 있습니다. 


채식인으로 시골에서 산다는 것은 무수한 생명체들과 관계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합니다. 그냥 그냥 나 하나가 다른 생명을 조금이라도 덜 해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평화밥상

비오는 날, 장마철에 짬뽕국물, 짬뽕면
 


▲ 사진, 레시피: 홍경화


● 재료: 진한 채수, 고추기름, 채소, 버섯, 우동면

고추기름을 내거나 약불에 기름과 고춧가루, 마늘, 파 등 같이 볶아서 그대로 사용해도 되겠죠.
각종 야채와 버섯을 고추기름에 볶습니다.
진한 채수를 붓고 팔팔 끓인다. 청경채는 마지막에 넣습니다.
간은 취향에 따라서 합니다. 국간장으로. 맛이 약간 부족하면 베지시즈닝을 아낌없이 사용합니다.
면을 삶아 헹구고 국물에 넣어 끓이면 짬뽕면 완성.

평화 밥상은 지구생명체와의 평화로운 공존을 생각하며 곡식 채소 과일 등의 순 식물성의 재료로 사용합니다.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영미 채식문화 안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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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채식평화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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