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실업부조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등장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 기사승인 : 2019-10-12 10: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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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울산

내년 7월부터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국무회의에서 통과됐고, 국회에서 입법을 앞두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 원씩 최장 6개월 동안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고 취업지원을 하는 제도이다. 오늘은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에 대해서 알아보자.


한국형 실업부조 제도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고용보험 실업급여 제도의 여러 가지 한계 때문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비자발적 실업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1인 이상 고용사업장에서 최근 18개월 가운데 6개월 이상 일한 고용보험 가입자는 원치 않는 실업에 처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실업급여는 보험 가입기간과 구직자 연령 등을 고려해서 최소 3개월 이상 받고, 올해 10월부터는 4개월 이상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학습지 교사나 택배 기사처럼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특수직종은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여기에 처음부터 취업한 적이 없어서 노동관계법 상 노동자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청년들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경력단절 여성들이나, 농어민,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고용보험 안에서 일어나는 양극화 현상도 문제다. 보험료를 많이 낸 사람이 실업급여를 많이 받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대기업 정규직은 급여가 많기 때문에 보험료가 높고 실업급여도 많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임금이 낮으면 실업급여도 낮을 수밖에 없다. 특히 비정규직은 ‘6개월 이상 근무’라는 조건을 갖추지 못해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평등뿐만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임금과 근로조건에서도 벌어지고 실업급여에서도 차이가 난다.


이런 한계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현 정부는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OECD 국가 가운데 실업부조 제도가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미국, 멕시코 등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이 저소득 실업자에게 실업부조를 하고 있는데 고용보험에 의한 실업급여가 종료된 후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저소득층에게 실업부조를 일정기간 동안 지원해 주는 나라들도 많다.


이제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 제도는 ‘취업지원서비스’와 ‘소득지원’으로 구성된다. 취업지원서비스는 취업이 곤란한 만 18세에서 64세의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제공한다. 직업상담을 통해서 취업활동 계획을 만들고 일자리 훈련과 직업 훈련, 취업 알선, 복지서비스를 연계한다. 소득지원은 생활에 지원을 요하는 사람에게 구직촉진수당을 제공하는데 최대 6개월 간 매달 50만 원씩 지급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취업성공수당으로 최대 150만 원을 지급해서 장기근속을 유도한다.


이 가운데 구직촉진수당은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업취약계층 가운데 ‘금전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 한정해서 지원하게 되는데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의무적으로 지출하는 ‘요건심사형’과 재량행위로 지출하는 ‘선발형’으로 구성된다. 요건심사형은 취업한 경험이 있는 사람 가운데 중위소득 50% 이하에 자산이 많지 않은 사람이 대상이다. 선발형은 요건심사형 가운데 2년 이내에 취업경험이 없거나 중위소득이 50%~120% 이하인 사람이 대상이다.


두 번째 유형의 대상은 첫 번째 유형에 속하지 않는 청년층으로 중위소득이 120% 이상이거나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 등이 대상이다. 직업훈련 참여 등 일자리 활동 가운데 발생되는 비용에서 일부만 제공하도록 돼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주로 세금으로 사업비를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도입하더라도 예산의 범위 안에서만 사업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장기적으로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더불어 다른 나라의 예를 살펴봤을 때 취업경험이 없는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중장년층이 구직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업부조 제도는 고용보험과 연계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 제대로 설계해서 제대로 활용하자. 


이승진 (사)나은내일연구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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