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살리기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 기사승인 : 2019-05-08 1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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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톺아보기

울주군에는 작은 학교들이 많다. 이들 학교는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뜻을 품고 농촌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교육문제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문제, 교통문제도 교육문제와 겹쳐있다. 학교를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따라 울주군에 대한 젊은이들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대한 정책은 작은 학교나 큰 학교나 차이가 없다. 표준화된 프로그램에 따라 교직원을 배치하고 교육재정을 교부하며 공문을 요구한다.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이지만 업무체계는 공문을 집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는 작은 학교에 맞는 운영 매뉴얼이 필요하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몇 가지 제안해 본다. 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중앙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해야 할 일도 있다.


먼저 6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에는 교감과 보건교사를 배치하지 말고 교사를 배치할 것을 제안한다. 교감 대신에 배치된 교사는 업무전담교사가 되어 수업시수를 줄여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보건교사 대신에 배치된 교사는 수업과 업무를 병행해서 맡으면 학교업무 재구조화는 절반 이상 성공할 것이다. 직접 수업을 맡고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교사가 업무를 총괄할 경우 교육과정을 침해하는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고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운영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교무부장이 업무전담교사를 맡으면 수업과 학교업무 추진의 고충을 줄일 수 있고 교감 업무의 상당 부분을 공백 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교감 대신에 교사를 배치하는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풀어야 할 사안이고 보건교사 대신에 교사를 배치하는 문제는 지난해까지 울산에서 시행해 오던 일이라 별문제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행정실 소속 직원과 실무원들의 업무를 현실성 있게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작은 학교에 배치된 행정직, 일반직, 실무원, 계약직원들의 수는 적지 않다. 이들을 교육과정 운영 중심의 학교 시스템 운영 매뉴얼로 업무를 재구조화한다면 추가 인원을 배치하지 않고도 새로운 학교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 차원에서 작은 학교 업무 재구조화에 대한 연구팀을 가동해 올해 말 정도에는 새로운 매뉴얼을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기 위해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세 번째 제안할 것은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규모와 지역 특성에 맞게 교육행정 시스템을 보완할 것을 주문한다. 상당히 어려운 작업일 수 있겠지만 교육청 시스템과 운영 매뉴얼을 만들어 놓으면 점차 현실에 맞게 진화해 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우선 소규모 학교에 필요 없거나 현실에 맞지 않은 내용의 업무는 과감하게 없애거나 위임전결 규정처럼 단위 학교에 위임해 주어 자체 계획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업무를 개선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작은 학교가 살아나는 문제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교통문제, 문화여건의 차이, 학원, 다문화 등등 산적한 문제들을 풀어내려면 지자체와 교육청이 적극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협력적 관계에서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 얻을 것이 많을 것이다. 중구청은 교사를 특별직으로 채용하여 마을교육공동체 추진의 초석을 놓고 있다. 울주군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살펴주길 부탁한다. 우리에게 시간은 많지 않다.


도상열 두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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