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순을 노래하자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 기사승인 : 2020-06-25 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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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태명의 고전 성독

죽순이 오르는 계절이다. 울산 십리대밭에 많이도 오르겠다. 죽순을 읊은 시인은 많다. 18세기에 울산감목관(蔚山監牧官)으로 온 홍세태 선생도, 12세기 고려의 시인 이규보도 죽순을 노래했다. 홍세태는 죽순에서 하늘에 오르는 용을 보았고, 이규보는 들판을 치달리는 말을 상상했다. 땅 밑에서 10년 동안 힘을 모아 한 달 안에 하늘을 다 쓸어버릴 용수철 같은 기백을 보고 그렇게 읊었나 보다. 홍세태는 이렇게 읊었다. 땅을 뚫고 갓 나온 뾰족 죽순/ 마음은 벌써 구름을 찌르다/ 하늘에 올라 용이 되리라/ 땅바닥에 배를 깔고 기지 않겠어.


오늘은 이규보가 노래한 죽순을 음미해보자.
죽순// 대는 굳세어 하늘도 들어 올리지만/ 또 아기처럼 안길 때도 있었네./ 시원한 키다리 아저씨 되기 전에는/ 아직 비단 포대기에 싸여 있도다./ 뾰족하게 뿔처럼 쏙 나오더니/ 어느새 말 달리듯 쑥쑥 자라네./ 그중에는 하늘에 닿기도 하고/ 꺾이어 반찬이 되기도 하네.


<한시 읊기>
詠筍(영순)이라// 此君眞勁抗(차군진경항)하나/ 還有抱兒時(선유포아시)를/ 未作琅玕股(미작랑간고)에는/ 猶包錦繡皮(유포금수피)를/ 才看尖角出(재간첨각출)에/ 已見遠鞭馳(이견원편치)를/ 中有干霄幹(중유간소간)하고/ 饞脣且忍飢(참순차인기)를


<글자풀이>
詠 읊을 영, 筍 죽순 순, 此 이 차, 君 그대 군, 眞 참 진, 勁 굳셀 경, 抗 들어올릴 항, 還 도리어 선, 有 있을 유, 抱 안을 포, 兒 아이 아, 時 때 시, 未 아닐 미, 作 지을 작, 琅 옥이름 랑, 玕 옥 간, 股 다리 고, 猶 오히려 유, 包 쌀 포, 꾸러미 포, 錦 비단 금, 繡 수놓을 수, 皮 껍질 피, 포대기 피, 才 겨우 재, 看 볼 간, 尖 뾰족 첨, 角 뿔 각, 出 나올 출, 已 이미 이, 見 볼 견, 遠 멀 원, 鞭 채찍질 편, 馳 말달릴 치, 中 가운데 중, 有 있을 유, 干 줄기 간, 霄 하늘 소, 幹 줄기 간, 饞 음식욕심낼 참, 脣 입술 순, 且 또 차, 忍 참을 인, 飢 주릴 기, 배고플 기


<글귀풀이>
詠筍(영순): 죽순으로 시를 쓰다, 죽순을 노래하다, 죽순을 읊다. 此君(차군): 이 분은, 이것은, 죽순이나 대나무를 ‘차군’이라 한다. 眞勁抗(진경항): 참으로 굳세고 무엇을 들어 올릴 만큼 힘이 세다. 還(선): 도리어 有抱兒時(유포아시): 포대기에 싸인 아기 같은 때도 있었구나. 未作(미작): 되지 않았을 때는 琅玕股(랑간고): 옥빛처럼 빛나는 다리, 처음 나온 대나무는 초록 옥처럼 반들거린다(대나무를 키다리 아저씨의 긴 다리처럼 보았다). 猶(유): 오히려 包錦繡皮(포금수피): 수놓은 비단 가죽에 싸여 있는 것 같아 才(재): 겨우 看尖角出(간첨각출): 뾰족한 뿔이 나온 것처럼 보인다. 已見(이견): 이미 보인다. 遠鞭馳(원편치): 멀리 가기 위해 채찍으로 말을 달리듯 대나무는 빨리 자란다. 中有干(중유간): 대나무 줄기 가운데는 霄幹(소간): 하늘까지 닿는 키 큰 줄기도 있다. 饞脣(참순): 입술이 죽순나물을 탐내어 且忍飢(차인기): 또 먹으면 배고픔을 참을만하다. 또 먹으면 배고픔을 달래주기도 한다.


*간간이 죽순을 몰래 캐가는 사람들이 있어 경계한다. 죽순 철에 죽순 백일장을 열어 죽순과 가까이하면 죽순 훼손이 줄어들지 않을까? 울산시나 시민단체에서 챙겨볼 일이다.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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