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길거리에서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이유

김종훈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 / 기사승인 : 2021-08-09 00: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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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

“한국의 길거리에서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필자가 가끔씩 주변인들에게 던지는 질문 중의 하나다. 이 질문에 답은 다양하다. “장애로 인해 외부활동이 어렵겠죠.” “편의시설이 잘 안 돼 있어 불편하니까.” “이동이 불편해서, 타인들의 시선 때문에.” “장애인들은 시설에 살고 있으니까.” “장애인의 수가 많지 않아서 보이지 않겠죠.” 등등 다양한 답을 이야기한다.


모두가 무조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다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러 직장에 가서 그렇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상당히 의아해한다. 장애를 가진 불편한 사람들이 일하러 다닌다고?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은 장애를 가진 이들은 정부로부터 먹고 살만큼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2019년 기준 OECD 국가별 장애인 가구소득의 구성비 평균을 보면 근로소득 54.9%, 사적소득 4.0%, 공적급여 41.1%인 반면 한국은 근로소득 77.3%, 사적소득 9.1%, 공적급여 13.6%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정부로부터 받는 소득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장애인 소득보장급여는 장애인연금과 장애수당,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와 주거급여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자산조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차상위계층 이상의 소득수준이 있는 이들에게는 급여가 지원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들에는 기초연금이 지급되고 있다. 기초연금 수급자 수는 2021년 기준 581만8851명으로 노인인구의 약 69%다. 반면 장애인연금 수급자 수는 37만3393명으로 장애인구의 약 15%다. 특정한 계층에게 지급되는 연금의 개념이지만 지급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수급대상 범위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 즉, 우리나라 대다수 장애인은 장애인연금을 받지 못한다. 과연 비장애인들은 알고 있을까? 


결국 한국의 장애인들은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만 한다. 그러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그다지 많지 않다. 2019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53만 원으로 전국 월평균 가구소득 493만 원의 71.1%에 불과하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보니 자신의 경제적 계층이 하층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전국평균 39.1%에 비해 장애인은 69.4%로 나타났다.


3년마다 실시하는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국가와 사회에 대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의 최우선은 ‘소득보장’이다. 그 추이는 2011년 38.2%, 2014년 38.5%, 2017년 41.0% 2020년 48.9%로 조사 때마다 욕구가 높아지고 있으나 대책 마련은 너무나 부족하다. 


장애인은 의료적 치료와 재활을 열심히 받는다고 해서 비장애인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장애인이 이를 극복하고 슈퍼맨이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과연 얼마나 노력해야만 비장애인들과 비슷한 수준 정도의 삶을 장애인들도 살아갈 수 있을까? 


김종훈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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