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 시대

박다연 취업준비생 / 기사승인 : 2019-04-17 1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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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감

서울살이를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아침 8시에 지하철을 타면 말로만 듣던 지옥철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다. 긴 네모 안에서는 사람들의 지친 얼굴이 보였다. 지친 사람들 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 어쩌면 컴퓨터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된 스마트폰이다. 누군가는 학교에 가고 누군가는 출근하는 이른 아침 시간, 사람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또 다른 세상에서는 아주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인터넷 보급은 세계 최강이라고 알려져 있고 전국 어디를 돌아다녀도 우리는 손안의 작은 친구를 통해 인터넷 세상에 접속할 수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의 등장에 깜짝 놀랐는데 지금은 너무나 보편화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스마트폰은 전화통화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뛰어넘어 온라인쇼핑, 금융거래, 문서 수정, 예술 작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은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접속이 쉬워짐과 동시에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자신의 일상을 바로 그 순간에 공유할 수 있는 SNS의 이용이 늘면서 인터넷 세상과 현실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처음에 SNS는 글과 사진 위주로 내용을 업로드하던 페이스북이 인기를 끌었는데, 사진과 짧은 영상 위주로 자신의 피드를 채우던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더니, 근래에 들어서는 짧은 영상부터 아주 긴 영상까지 올릴 수 있는 유튜브가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책, TV, 라디오가 대중매체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시기가 지나고 스마트폰과 유튜브를 통한 다양한 영상이 흘러넘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누구나 쉽게 자신의 채널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으며, 누군가 내 영상을 시청하면 그것을 통해 경제적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라는 직업이 인기 직업 1순위로 손꼽히고 있고,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TV에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소비했던 과거 세대와 달리 지금의 세대는 능동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영상을 제작한다. 또 젊은 세대는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텍스트를 통해 얻기보다 유튜브 검색을 통해 얻는다. 나만 해도 TV는 잘 보지 않는데 유튜브는 자주 보는 편이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직접 키우지 못해 유튜브에 올라오는 동물 영상을 보면서 대리만족한다. 내가 관심 있는 영상들을 찾아서 보다 보면 한두 시간 정도는 금방 지나가곤 한다. 어릴 때는 책을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는데 점점 더 글 읽는 시간은 공부를 위한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고 내 휴식시간은 영상으로 채워지고 있다. 몸이 피곤할 때 텍스트보다 영상을 더 많이 찾는 걸 보면 영상은 확실히 텍스트보다 에너지를 덜 소모시키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영상의 시대는 결국 텍스트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텍스트냐 영상이냐 하나를 선택하기는 어렵다. 텍스트는 실제가 없어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반면, 영상은 구체적으로 보여줘서 그 느낌을 빠르고 정확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의 위기와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서 텍스트가 익숙한 세대들의 걱정이 앞서고 있지만, 또 다른 문이 열리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걸 제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유튜브는 이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람들이 찾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에서 공급자로 전환하는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 얼마나 매력적일까. 그러니 영상만을 찾는 젊은 세대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방안이 나올 것이다. 어떻게 되었건 텍스트와 영상 모두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밤에도 잠들기 전에 ASMR(직역하면 ‘자율 감각 쾌감 반응’,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소리) 영상 들으면서 자야겠다.


박다연 취업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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