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트로트 예능, 유통기간은?

배문석 / 기사승인 : 2020-07-16 11: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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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평

<미스트롯>부터 ‘유산슬’ 거쳐 <트로트의 민족>까지

 

요즘 TV 채널을 돌리면 여지없이 걸리는 게 ‘트로트’다. TV조선에서 방영한 <미스트롯>이 성공한 뒤 연이어 <미스터트롯>까지 대박을 치면서 배출된 가수들이 종횡무진하고 있다. 게다가 한동안 관심에서 멀어졌던 과거 유명 가수들이 ‘레젼드’란 이름으로 재조명되고, 젊은 예능인들이 직접 가수로 나서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른바 트로트 신드롬이다 방송국들이 앞 다퉈 트로트를 소재로 삼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라디오나 TV 할 것 없이 초대 손님으로 새롭게 부상한 트로트 가수를 섭외하고 있고, 시청률도 그만큼 보장받는다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트로트는 왜색이란 비판이 끊임없이 이어져온 대중가요다. 한 때는 전통가요라는 말로 치장하면서 애를 써 생존을 걱정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지겨울 만큼 쏟아지는 상황에 온 것이다. 무엇보다 TV 시청률 보증수표로 작동한다. 결국 트로트를 주로 소비하는 시청자들이 부쩍 늘었다는 말이다. 


적폐언론으로 꼽히던 종편 중 TV조선이 트로트를 한 손에 쥔 것은 그들에게는 신의 한수라 할만하다. 주로 노년층을 타깃으로 삼았고 그 연령대에 가장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분야를 공략한 셈이다. 찻잔 속의 태풍을 넘어 예상 밖의 성공으로 이어지자 공중파 TV도 무시할 수 없었다. 가장 발 빠르게 그리고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이 <놀면 뭐하니?>로 데뷔한 ‘유산슬’이다. 

 


국민MC로 오랫동안 인기를 쌓고 있는 유재석이 부 캐릭터로 트롯가수 ‘유산슬’을 선택했다. 그가 부른 노래들은 ‘합정역5번출구’를 비롯해 모두 장안의 화제곡이 됐다. 지금은 과거 1990년 풍의 여름 댄스음악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또 다른 음원을 낼 여지는 항상 열어두고 있다. 


그 뒤를 이어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은 <트롯신이 떴다> <내게ON트롯> <보이스트롯> <최애 엔터테인먼트> <뽕숭아 학당> 등 양 손가락을 다 채울 만큼 늘어났다. 게다가 앞으로도 KBS는 <전국트롯체전>을, MBC는 <트로트의 민족>을 준비 중이니 최소한 연말까지 이 기세를 이어갈 모양새다.


이제 TV 시청자는 과거와 달리 10대가 중심이 아니다. 유튜브를 비롯해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젊은 시청자들은 빠르게 이동한 상황이다. 결국 TV는 떠나가는 시청자보다 열성적으로 트로트를 응원하는 연령대의 시청자를 잡으려 한다. 그것이 현재 예능판도를 좌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도 앞 다퉈 소모하다보면 빠르게 소진할 여지가 높다. 지난 10년 동안 유행했던 오디션, 서바이벌 대결, 콘서트, 다큐멘터리 방식 등 모든 방식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 밑천이 떨어지면 한철 장사로 끝날 수 있다. 그래서 유통기한을 늘려 오랜 시간 사랑받는 대중음악이 되려면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송국도 단물 빼먹듯이 인기 있는 몇 사람들의 한정된 재능을 탕진하는 방식은 곤란할 것이다. 돈 되는 장사가 아니라 대중 문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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