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와 반성문 작성 방법

박현철 변호사 / 기사승인 : 2021-08-17 0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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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법률

 

 

활자에 익숙하기 어려운 시대, 3줄 요약이 한동안 유행이다. “탄원서나 반성문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탄원서나 반성문을 많이 내는 것이 좋은가?” “탄원서나 반성문의 효과는 있는가?(재판장이 읽어보기는 하는가?)”가 궁금해 본 칼럼을 찾아온 분들의 시간을 위해 짧게 3줄로 요약해보려 한다.


1. 탄원서와 반성문의 양식은 없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양식을 다운로드해 참고한다면 오히려 재판부 입장에서는 ‘익숙한 글’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2. 탄원서와 반성문을 내면 재판장은 대부분 속독으로라도 읽어본다. 그러니 너무 많은 탄원서나 반성문을 제출함으로써 내 사건을 담당하는 분을 피로하게 하지는 말자. 필자 사무실의 경우 반성문은 재판 중 각 2페이지 내 3회 이하, 탄원서는 각 1페이지 내 도합 10부 이내 제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3. 탄원서나 반성문이 재판의 방향을 바꾸거나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필자의 사견은 재판장으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가장 중요한 양형 사유인 “진지하고 깊이 있는 반성”을 인정받게 하기 위해서는 진심을 보인 반성문만 한 것이 없고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를 판단 받기 위해서는 가까운 가족, 친척, 직장동료들의 탄원서만 한 게 없다는 생각이다.


자, 이제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며 상담하는 분들이 탄원서나 반성문에 관해 문의하는 내용에 대한 개략은 설명됐다. 그렇다면 보다 깊은 논의로 들어가서 탄원서나 반성문의 의미와 효력 그리고 작성 방법을 상세히 말씀드리려 한다.


형사재판에서 탄원서와 반성문을 다들 내던데 과연 무엇인가? 탄원은 사정을 하소연해 도움을 바란다는 뜻이다. 실무적으로는 형사재판 피고인의 주변인들이 피고인의 범죄행위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아 피고인의 선함과 성실함을 피력해 작성한다. 반성이란 말 그대로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고 그 잘잘못을 깨닫는 행위를 뜻한다. 실무적으로는 형사재판의 피고인, 본인이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돌아보고 재판부나 피해자 측에 사죄의 뜻을 문서로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다.


탄원서나 반성문, 과연 효력이 있는 것인가? 상담을 온 분들이나 의뢰인들 또는 국선 변호사 건의 피고인들이 가장 자주 물어보는 것은 과연 “효과가 있느냐” 부분이다. 사실 변호인 입장에서는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소폭 답답한 마음이 커질 때가 있다. 변호인조차 예시문을 보내드리며 본인의 진지한 반성의 태도와 주변인들과의 유대관계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재판부에 하소연해 보자고 안내해 드리는 것인데, 형사사건의 피고인인 당사자가 “아 바쁜데 그거 효과 있겠습니까?” 할 때면 필자만큼의 치열함과 간절함도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약 1년 전 필자가 담당했던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있었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중학생 아이들이었는데, 필자는 피해자 측 대리인이었다. 사건이 가볍지 않았고 피해자 측 부모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용서해 줄 수 없다는 강력한 처벌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수사가 진행되던 중 가해자 측 모친은 매일 같이 필자 사무실에 방문해서 자필로 적은 반성문과 탄원서를 두고 갔다. 내용은 본인이 양육해온 과거 오랜 시간들에 대한 처절한 후회가 담긴 절규였다. 반성문은 엄마가 처음이라, 아빠가 처음이라,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너무도 잘못 키워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의 죄는 평생 남겠지만 부모의 죄를 물을 수만 있다면 자신을 처벌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피해자 측에 용서를 바라는 것이 절대로 아닌 깊은 사죄의 뜻을 전달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필자도 두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서신을 전달하는 사신의 역할을 하며 사건의 방향에 관심을 늘 두고 있었다. 어느 늦은 저녁 피해자 측 어머니가 전화가 왔고 아무 말 없이 전화기 너머 계속 울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마음이었으리라. 수 차례 엄벌에 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적어오던 피해자 측은 결국 본인들이 직접 작성한 처벌 불원서를 가지고 왔고, 그 안에는 아이의 상처가 언젠가 아물기를 바란다는 말이 있어 필자의 기억에 오랜 시간 가슴에 남는 사건이다.


탄원서나 반성문의 효과가 있냐는 분들에게 가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을 때가 있다. 피해자 측이 또는 재판부가 그 질문을 듣는다면, 효과가 있다면 반성의 뜻을 전달하고, 효과가 없다면 굳이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다는 그 질문을 듣는다면, 누가 당신에게 용서의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겠느냐고. 중요한 것은 효과가 아닌 마음일 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필요한 정보는 그래서 “어떻게” 쓰면 되겠냐는 부분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 모든 의뢰인에게 반성문과 탄원서의 양식을 보내드리기는 하나, 항상 “반드시!” 양식대로 사용하지 말고 많은 분이 이와 같이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보여 정성스레 작성하는 것이니 “참조” 정도만 하라고 말씀드린다(물론 그럼에도 필자가 보내드린 양식 파일을 30부 정도 프린트해 주변인들의 지장만 찍어 보내주는 분들도 있으니 사용은 당사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탄원서가 처음이라, 반성문이 처음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필자 사무실의 표준 양식을 올려드린다. 다만, 모든 피고인의 인생이 각자의 줄거리가 있고 모든 사건의 양태는 개별적으로 같을 수가 없으니 되도록이면 해당 자료를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통한 진지한 반성문과 탄원서를 작성할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박현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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