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일 같아도 쉽지 않은, 동네서점을 하며 살아가는 법

이동고 기자 / 기사승인 : 2019-05-16 11: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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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문학서점’ 주인 김애경 씨
▲ 독서토론은 아는 것이 많다고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닌 진실하고 착한 사람들과 같이 한다고 말했다. ⓒ이동고 기자

 

[울산저널]이동고 기자= 북카페나 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작은 동네서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아는 이들은 드물다. 10년 넘게 동네서점을 운영하여 온 책방주인 이야기를 들었다.

1. 서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전에는 학원을 했다. 남편이 영수를 담당했고 상담을 하던 경험도 있고 하니 참고서를 사러오는 분들이 솔깃하게 받아들인다. 학습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을 잘한다. 10년 전에는 참고서 판매로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 판매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한 5~6년 전만 해도 책이 많이 나갔는데 이제는 어렵다. 국어국문학과를 나온지라 친구들은 유일하게 전공을 살려 일을 한다고 한다.(웃음)

2. 동네서점 주인의 일상은 어떤가?

총판에서 책을 선정해 주기도 하고 직접 신간을 검색하거나 인기 많은 특정 작가 작품이 나오면 별도로 알림이 오도록 신청해 놨다. 참고서가 새로 나오면 내용을 보고 판단하거나 교과과정이 몇 년 주기로 바뀌는 등 새로운 추이에 민감해야 한다. 내용도 보고 다른 책과 비교하는 등 연구가 필요하다. 남이 보면 책방 주인이 한가하고 무료할 것 같지만 사실 그럴 틈이 없다. ‘병원에 입원한 친군데 읽으면 희망을 줄 수 있는 책 추천해주세요’ 손님이 찾는 책 하나 권하려 해도 내용을 대충 알고 있어야 한다.
새 책이 오면 컴퓨터에 입고를 잡거나 오류도 잡고, 판매되면 출고를 잡아 재고관리도 해야 한다. 책 종류마다 분류해서 꽂아야 한다. 너무 안 팔리는 책은 정리해 반품도 해야 하고 또 총판이 자신의 책을 회수하는 경우가 있으면 다 반납해야 한다. 결정적인 것은 총판이 울산 전역에 흩어져 있어서 책을 반납도 하고 직접 가지러 가야 하는데 남편이 거의 매일 하고 있다. 요즘 한가할 때는 한자 공부를 한다. 노후에 필요한 것 같아서 한자지도교사 자격증을 땄고, 새로운 공부도 도전하고 있다.

3. 동네서점 경영이 어려운 이유는?

이탈리아든가 어느 나라는 온라인은 정가제로 하고 지역서점은 가격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해서 오프라인 서점이 더 잘되는 나라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 지금은 온라인 할인을 10%로 규정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더 많이 할인했다. 오프라인은 그렇지 못한다. 들어오는 금액이 온라인보다 더 박하고 가게 유지비가 있으니 어려움은 가중된다.
지금은 온라인 구매로 빠질 사람은 다 빠지고, 서점에 찾아와 어떤 책을 살 것인지 상담을 통해 고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학교나 학원 교재라든지 빨리빨리 사야 하는 책이라든지 혹은 오랫동안 동네서점을 하다 보니까 유대관계로 동네분들이 많이 이용해주시고 한다. 학원 선생님, 공부방 선생님, 아파트단지다 보니 사람들도 많은 편이고 주변에 초중고 학교들이 많은 편이라 위치는 괜찮다고 여긴다.

4. 서점에서 특별히 다른 활동하는 것은 있나?

서점이 유지만 되면 참 좋은 직업인데,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하고, 어떤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연결해주는 카운셀러 역할도 한다. 노후에 북카페를 운영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그렇게 하려면 서점에 올인해야 한다. 우리 서점에서 책 강좌를 한번 연 적이 있다. SNS에 홍보하고 공간이 나오지 않아 매대 일부를 치우고 해봤는데 힘이 너무 들어 지금은 못하고 있다. 국문학과를 나왔으니 주변에 부를 사람은 많지만 준비도 많고 강사료도 나가니 그쪽으로만 올인하면 강좌는 할 수 있겠지만 열심히 하지 못하겠더라. 동네니까 아주 유명한 작가를 부를 수는 없고 그냥 소박하게 해 본 정도다.

이제는 몇 사람이 모여 독서토론을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권씩 읽어 와서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정기적으로 책을 읽고 다른 사람 의견도 들으니 ‘이런 것은 저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고 배우는 것이 많다. 진짜 서점을 하니까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편향되게 읽어 ‘내가 많은 것을 안다’고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진실하고 착한 사람이 좋더라. 언행일치가 되면 좋은데 말만 떠들고 행동은 조금도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만 경계하면 된다. 독서모임은 취향과 정서가 맞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5. 서점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과 보람은?

사실 서점을 하는 일은 좋은 일이다. 온라인판매로 인한 피해만 없다면 서점은 참 좋은 직업인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 좋은 이야기도 나누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무례한 사람은 없다. 일단 서점이라는 공간은 손님들도 예의가 바르고 깍듯한 경우가 많다. 책을 추천받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 서점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여성분이 있는데 자기는 책을 직접 만지고 냄새도 맡고 책장도 펼쳐보고 하면서 책을 사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한다. 이런 분을 만나면 마음이 통하는 듯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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